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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외

가제보(Gazebo) 1960

by Rainysunshine 2015.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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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보(Gazebo) 알어?” “? 그게 뭔데?” “가수이름이야”, “푸하하 그런 가수가 있어?” 가제보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우리 말의 가재가 연상 돼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음악과 상관없어 보이던 이름은 초기 신스-팝에 대한 기호를 결정짓는 역할을 했다고 느껴진다. 기억 상으로는 Lunatic을 처음들은 것 같고 I Like ChopinMasterpiece 등이 그 다음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I Like Chopin>은 처음으로 음반을 샀던 시기에 구입한 것들 중 하나라 잊을 수 없는 음반이다.

 

가제보의 고향은 레바논으로, 이탈리아 외교관인 아버지와 미국 가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외교관이어서 어릴 때부터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고 5개 국어를 배웠으며 여자 친구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열 살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첫 음반을 계약하기 이전에 영국 런던으로 가서 재즈와 펑크, 록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며 이미 음악과 평생을 하기로 작정한다. 그리고 1981년 로마에서 DJ 파올로 미치오니(Paolo Micinoni)를 만난다. 그는 가제보의 첫 번째 싱글 Masterpiece를 제작한 인물이다. 12인치 싱글은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얻었고 국내 라디오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1983년 베이비 레코드사와 정식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제보의 데뷔 앨범 <Gazebo(우리나라에선 I Like Chopin)>에서 I Like Chopin은 전 세계적으로 싱글만 1000만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이 곡은, 가사가 나오기 전까지 몇 분 간 지속되는 전자음의 향연이 클래식 음악의 고향인 유럽의 지적 흐름과 잘 맞았다. 제목에 쇼팽이 들어갔기 때문에 쇼팽의 곡에서 모티브를 따왔냐고 자주 질문을 받지만 가제보쇼팽의 곡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다만 쇼팽조르주 상드(George Sand)와의 기이한 관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 곡의 순기능은 역시 당시 전자음이 내는 기계적인 소리에 거부감을 가진 팬들에게 건반 악기의 사용을 현학적으로 풀어냄으로써 클래식한 접근으로 호감을 이끌어 냈다는 데 있다. 전자음이 주가 되면서도 실연이 부각되어 건반 소리가 전혀 부차적인 느낌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I Like Chopin 다음의 싱글로 발표되어 역시 유럽에서 인기를 얻은 Lunatic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초반의 묵직한 분위기를 제어하는 베이스의 인상적인 소리와 뒤이어 등장하는 바이올린 소리는 Love In Your Eyes의 가사에 등장하는, 미니 무그에 미친 캐릭터와는 차이를 느끼게 한다.

 

히트한 세 곡 외에도 이 앨범에는 7분이나 되는 긴 곡인 Love In Your Eyes란 매력적인 곡이 있다. 이 곡은 당시 KBS FM 라디오 프로그램인 <황인용의 영 팝스>에서 소위 말하는 밀었던 곡으로, 스튜디오 안에서 하루 종일 음악만 생각하며 보내는 음악가와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지금은 친근하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장비들의 이름이 여럿 등장한다. 또한 바텐더와의 하룻밤 사랑을 그린 Midnight Cocktail, 새로 발표되는 곡에 대한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Gimmick, 가위, 바위, 보를 재미있는 중국 게임이라고 소개하는 Wrap The Rock, 런던에서 파리로 가는 기분을 그린 London Paris 등이 당시 신스-팝이 가진 분위기라고 볼 수 있는 밝음, 센 전자음, 높은 음 등과는 전혀 다르게 어둡고 낮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I Like Chopin> 못지않게 1984년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 역시 무척 좋아했다. 앨범 제목은 <Telephone Mama>인데 우리나라에서는 <For Anita>란 타이틀로 발매되었다. 이 앨범은 첫 앨범과 달리 신디사이저만 사용해서 만들었다. 지금 들으면 무척 튀는 전자음이 몇 번 바뀌지 않고 끝날 때까지 반복되어 단순한 감이 없지 않지만 여전히 듣기에 금방 친숙해질 수 있는 곡들이 가득하다. 그 중 First, For Anita, Alphabet 등은 지금도 들을만하다고 생각한다.

 

군대에 다녀온 가제보는 루나틱이란 레이블을 설립하고 세 번째 앨범 <Univision>을 발표해 기존의 노선과 달리 밝은 뉴웨이브 스타일이 느껴지는 Sun Goes Down On Milky Way란 곡을 알렸고 1989년에는 혼자 작사, 작곡, 프로듀서, 엔지니어까지 도맡은 <Sweet Life>를 발매하고 Dolce Vita란 곡을 히트시켰다. 이후 개인적으로 컴필레이션 <Portrait>을 구입하긴 했지만 국내에서 인기도 시들해지고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끊어져 잊어버렸는데 나의 관심사와 상관없이 가제보는 사업과 음악을 성공적으로 병행한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레이블과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서로 많은 후배들을 양성해 시장에 내놓았고 본인의 음반 작업도 꾸준히 병행해 2011년에는 싱글 Queen Of Burlesque을 발표했다. 이 곡은 편곡이 디지털화 되었지만 I Like Chopin처럼 주요 멜로디를 건반으로 강조하고 있다.

 

20130413 / 20151018 다음 뮤직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A Masquerade...

You walk in the moonlight

Don't like the shade

You live with the sea tide

You look like Nostradamus

Although you're not as famous

You pace is fast and nervous

You can't stop

 

Lunatic and Aristocratic

There you go

Lunatic and you're eyes are magic

Lunatic and Aristocratic

There you go

Lunatic and the strange is logic

 

You take a chance

Two fiches on Red Nine

Let's have a dance

Yes darling ... next time

You are no Casanova

You're just a lonely number

You're ill with sexomania

You can't stop

 

Lunatic and Aristocratic

There you go

Lunatic and you're eyes are magic

Lunatic and Aristocratic

There you go

Lunatic and the strange is log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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