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990s/1993

천년학 – 김수철 Feat. 박용호 / 1993

by Rainysunshine 2019. 1. 14.
반응형

천년학은 가수이자 작곡가, 기타리스트인 김수철1993년 발표한 대금 솔로곡(인스트루멘탈)으로 국내 최초로 단일관 1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의 주제가다. 진정한 국내 최초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라는 평가를 받는 O.S.T로 영화 음악사상 처음이자 국악 음반 사상 처음으로 100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고등학교 교과서 <음악과 진로>에 수록되었다. 임권택 감독은 자신의 100번째 영화를 2006년 이 곡과 똑같은 제목으로 발표했고 영화음악은 양방언이 맡았다.

 

다음의 인터뷰 형식의 글은 김수철북클럽 오리진, SBS 등 여러 매체에서 인터뷰한 것과 2017년 발표한 저서 <작은 거인 김수철의 음악이야기 까치>에서 적은 글을 발췌 인용해 정리한 것이다.

 

영화 <서편제>의 참여에 대해

 

당시 태흥영화사 이태원 사장님이 임권택 감독님에게 국악과 서양음악을 다 하는 친구가 있다며 소개해 주었어요. 제가 태흥영화사의 <개그맨>, <두 여자의 집>, <경마장 가는 길> 등의 영화음악을 맡았었거든요. 하지만 처음엔 음악을 맡은 줄도 몰랐어요. 별 말 없이 오라 그래서 그냥 구경하러 갔는데 어느 매체에서 음악을 누가 하냐고 물었을 때 감독님이 저라고 소개해주셔서 저도 제가 음악을 맡은 줄 처음 알았어요. 감독님께 언제부터 저를 생각하고 있었냐고 물었더니, 처음부터 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가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 말씀하셨어요.”

 

천년학에 대금을 사용한 이유는

 

처음에 아이디어가 없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영화촬영장에 가면 배우들이 판소리를 했는데요. 영화 속에서 그 소리가 계속 나온다고 생각하니까 판소리를 다치지 않고 어떻게 음악이 들어갈 수 있을지를 도무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판소리를 어떻게 피해갈까, 판소리와 어울리는 악기는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게 5개월을 끌었어요. 그 동안 아쟁, 거문고, 가야금, 피리, 태평소, 앙금 등을 차례로 판소리와 대비시켜 보았더니 다들 강하거나, 약하거나, 비슷하거나 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맞지가 않았어요. 그러다 최종적으로 대금과 소금만 남게 되었고 결국 대금으로 주제가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대금은 대금인데 왠지 민속악 대금은 내가 생각하는 깊이보다 얕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더 깊은 소리를 가진 정악 대금을 선택했어요. 그래도 민속악 기법과 정악 기법을 조화롭게 써서 작곡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천년학 작곡에 대하여

 

감독님이 음악 마감 날짜를 말씀해주셨어요. 저는 그때까지 악기만 정해놓고 아무 것도 쓰지 못하고 있었죠. 피아노 앞에 앉아 여러 번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고통스러운 하루만 계속되었어요. 마감 이틀 전, 세션들을 만나기로 한 전날까지도 전 오선지의 한 칸도 채우지 못했어요. 저녁도 먹지 않고 밤을 새웠지만 여전히 마찬가지였죠. 다음날 대금을 연주하기로 하신 박용호 선생님을 만났어요. 1987년부터 지금까지 제가 만든 대금을 모두 연주한 분이예요. 저는 죄송하지만 아직 곡을 만들지 못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피아노 방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오선지를 바라본 뒤에 건반 위에 두 손을 올렸어요. 그러자 마법같이 갑자기 마음이 움직이면서 오선지 위에 자동으로 음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전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대로 악보를 채워나갔고 순식간에 곡이 완성되었어요. 시계를 보니 25분이 걸렸더라고요. 연주도 단 한 번에 끝이 났고 이후에도 재녹음 작업은 없었어요. 곡이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았어요. 감독님도 시사회에서 만족스러워하셨죠. 아직도 하늘에서 주신 곡이라 생각해요.”

 

20190114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앨범 기획, 제작, 작곡 : 김수철

녹음 : 이용준

믹싱 : 임창덕, 이용준

디자인 : 조형커뮤니케이션

사진 : 구본창, 허범세


[1980s/1986] - The Mission (O.S.T) - Ennio Morricone 

[1980s/1988] - L'Étudiante (You Call It Love) O.S.T. - Vladimir Cosma 

[1990s/1991] - Theme From Dying Young - Kenny G 

[1990s/1992] - Main Title (The Last Of The Mohicans) - Trevor Jones 

[1990s/1996] - 절망에 관하여 - 신해철 

[2000s/2000] - 미인 - 노영심 


후원을 하시려면 

Buy Me A Coffee


반응형
그리드형

'1990s > 1993' 카테고리의 다른 글

When The Sun Hits – Slowdive / 1993  (0) 2019.03.25
So Much In Love – All-4-One / 1993  (0) 2019.01.17
What Is Love – Haddaway / 1993  (0) 2019.01.13
Oh Carolina - Shaggy / 1993  (0) 2018.11.21
Sleeping Child – Michael Learns To Rock / 1993  (0) 2018.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