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윤상과 신해철이 만든 프로젝트 그룹 노땐쓰(Nodance)가 1996년 발표한 유일한 앨범 <노땐쓰 - 골든힛트 - 일집>의 수록곡이다. 전자음악이지만 춤을 추기 위한 음악은 아니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합작 앨범은 이승환과 오태호의 <이오공감>이나 아웃캐스트(Outkast)의 앨범처럼 자신이 만든 곡은 자신이 불렀다. S.E.S는 2002년 발표한 5집 <Choose My Life-U>에서 이 곡을 리메이크 해 히트시켰다. 윤상의 버전이 ‘지겹다, 빨리 끝나라’의 의미가 더 강조되어 있다면 S.E.S는 ‘힘내, 곧 끝날 거야, 파이팅!’같은 느낌을 준다. 이 곡과 동방신기의 너희들 것이니까(I Wish)의 인연에 이어 윤상은 2006년 S.M과 계약한다. 이외에도 옥상달빛, 제이레빗, JTBC <비긴어게인코리아>에서 이수현과 이하이 등이 불렀다.
곡은 윤상이 만들었지만 작사는 윤상의 고등학교 친구로 윤상의 곡 대부분의 가사를 쓴 박창학이 했다. 박창학은 고등학교 때 음악적으로 윤상을 따라갈 수 없어서 키보드를 놓았고 윤상은 박창학이 있기에 굳이 작사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로 둘은 서로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
이 곡이 자살과 관련된 곡이라는 해석에 대해 박창학은 2011년 10월 KBS 쿨 FM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에 출연해 “죽음의 뉘앙스가 있는 건 사실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인생의 끝은 결국 죽음이고 사랑도 결국 이별인 건 죽음인거잖아요. 사랑이 죽으면 이별인거니까. 이별 중에 가장 돌이킬 수 없는 이별은 결국 죽음인거고. 그런 의미에서 죽음이라는 개념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달리기란 노래도 넓은 의미에서보자면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니까. 그래서 언젠가는 인생이 끝이 난다는 의미에서 죽음이라는 뉘앙스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죽음이 자살을 의도한 건 전혀 아니었어요. 전 자살이 죽음의 한 방식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거든요.... 자살이라는 걸 염두에 두고 밝은 S.E.S의 등 뒤에서 제가 음흉하게 웃고 있는 걸 떠올리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가사인 “이 정도면 난 충분히 했어, 안녕...(It's good enough for me, bye bye bye bye...)” 부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곡이 고3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많아 수능 시즌에 많은 신청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 노래가 수능시험을 보는 학생들을 위해서 힘을 주는 노래가 된 것도 의외예요. 어떤 의미에서 그렇게 밝은 내용의 가사라고만은 볼 수 없잖아요. 뛰면 1등을 할 수 있다는 얘기도 아니고 ‘세상에는 뛰어도 1등을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하지만 어쩌겠어’라는 내용인데 그게 ‘조금만 더 뛰면 끝이 온다’라는 의미에서 이렇게 된 게 어떤 면에서 재밌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 이 인터뷰 내용은 유튜브를 검색하면 들을 수 있다.
20150207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 한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에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
[1990s/1997] - Here, I Stand For You - N.EX.T
[대한민국] - 신해철 19680506 - 20141027
후원을 하시려면
'1990s > 199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망에 관하여 - 신해철 / 1996 (0) | 2021.08.24 |
---|---|
You Have Been Loved - George Michael / 1996 (0) | 2021.08.02 |
말달리자 - 크라잉 넛 / 1996 (0) | 2021.07.23 |
Love Is... (3+3=0) - 터보(Turbo) / 1996 (0) | 2021.06.01 |
Saturday Night - Suede / 1996 (0) | 2021.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