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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외

Eurythmics 1980 - 2005

by Rainysunshine 2011.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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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ie Lennox 19541225

Dave A. stewart 19520909

 

충격은 항상 반발을 일으킨다. 지금이야 모든 음악이 컴퓨터의 도움을 받지만, 1980년대 초반에 형성된 뉴 웨이브 씬의 뮤지션들은 전자 악기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수준이나 태도 등에서 비평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고, 그리고 그것이 마치 1980년대 미 보수물결과 같이 하는 것처럼 치부되었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1970년대의 음악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있는 영미 팝 애청자들은 1980년대의 음악을 별로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혁명적 전환기는 미국 대중 음악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이정표를 세운 포크기타에서 일렉트릭기타로의 변환만큼이나 범세계적으로 현 음악계를 지배하고 있다.

이 당시 등장한 여러 그룹들 중, 후에 톰슨 트윈즈(Thompson Twins)가 등장하기 전까지 유일했던 혼성그룹 유리드믹스(Eurythmics)는 짧은 머리스타일을 고수하는 중성적인 목소리의 애니 레녹스(Annie Lennox)와 그녀의 뒤에서 모든 음악을 조율하는 감독 데이빗 스튜어트(David Stewart, Dave)로 이루어진 2인조다. 이 둘의 첫 만남은 애니가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레스토랑에서였다. 자신의 밴드 롱댄서(Longdancer)로 전 세계를 돌던 데이브는 독일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영국으로 돌아왔고, 폐 수술을 받은 후 동료 피트 쿰베스(Peet Coombes)와 식사를 하며 새 밴드에 대한 구상을 하던 중이었다. 주문을 받던 애니에게 데이브가 건넨 첫 마디는 '나랑 결혼할래요?'라는 말이었다. 애니데이브의 정신 상태를 의심했지만 이 한 마디는 둘의 미래를 결정지어 버렸다. 그만큼 둘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셋은 투어리스트(The Tourist)란 그룹을 만들어 영국 차트에 몇 곡을 올리며 괜찮은 성적을 올리지만 로열티 문제로 소속사와 송사를 벌이던 방콕 공연 중에 해산을 하고 만다. 그리고 밴드의 와해로 연인관계였던 두 사람도 서먹서먹해진다.

하지만 둘은 이내 의기투합한다. 유리드믹스란 이름으로 1981년 첫 앨범 <In The Garden>을 내놓은 것이다. 그리고 1983년 발매된 <Sweet Dreams>로 드디어 주류 대중음악의 정상을 단숨에 정복한다. 8트랙으로 녹음한 이 앨범에서 Sweet dreams는 영국뿐 아니라 미국의 차트에서도 정상을 밟았고 뮤직비디오는 화제를 모았다. 애니의 알토 소프라노와 어우러진 데이브의 무거운 펑크, 정교한 사운드는 비평적 찬사를 얻어내며 그래미 신인상에 후보로 오른다. 특히 언론은 애니의 양성적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80년대 초반 팝 씬에서는 남자인 컬쳐 클럽(Culture Club)보이 조지(Boy George)가 여장을 하고 여자인 애니가 남장을 함으로써 기존에 가졌던 남성과 여성에 대한 일반화된 관념을 깨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이들을 게이로 바라보는 시선이 동시에 존재했다.

1983년 <Touch>에서 Here comes the rain again을 히트시킨 이들은 1984년에는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소설 <1984>를 마이클 레드포드(Michael Radford) 감독이 동명의 타이틀로 영화화한 작품에서 음악을 맡아 Sex crime으로 인기를 얻었고 1985년에는 미국 차트 4위까지 오른 Would lie to you?를 비롯해 여러 곡의 히트곡을 쏟아 낸 <Be Yourself Tonight>으로 막대한 성공을 거둔다. 앨범의 제목으로 알 수 있듯이 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한 이 앨범에서는 일종의 페미니즘을 역설한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과의 듀엣곡 Sisters are doin' it for themselves가 영국 차트 9위까지 올랐고,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하모니카를 들을 수 있는 There must be an Angel,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와 함께 한 Adrian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애니의 소프라노적 발성이 돋보이는 블루지한 창법으로 전자적이고 차가운 느낌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There must be an Angel은 영국 차트를 13주간 지배했다.

이들은 이후에 나온 <Revenge>에서 히트한 Missionary man으로 그래미상을 거머쥔다. 하지만 이후로 유리드믹스는 비평적으로나 대중적으로 큰사랑을 얻지는 못한다. 해체하기 전까지 미국 차트와 영국 차트에 꾸준히 히트곡을 올리며 팬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긴 했지만, 저물어 가는 뉴웨이브의 시대와 더불어 이들의 존재도 데이브의 표현대로 이들의 감수성과 맞지 않는 '90년대 음악 속으로 잊혀져갔다. 그리고 결국은 따로 다른 삶을 꾸려간다.

각자의 가정에 충실하며 애니는 솔로 앨범 <Diva>, <Medusa> 등으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다. Put a little love in your heart과 같은 히트곡도 내놓고 <Diva>는 그래미 앨범 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1996년에는 No more I love you's로 여성 팝 보컬부문에서 그래미가 인정한 최고의 보컬리스트가 된다. 반면 데이브나탈리 임브루글리아(Natalie Imbruglia)의 성공에서 보여주듯이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은 여전했지만, 그가 조직한 데이브와 고상한 카우보이들(Dave Stewart & the Spiritual Cowboys)의 앨범들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데이브애니는 자신들이 유리드믹스란 이름으로 속해 있던 음반사(RCA) 사장의 은퇴 기념 회장에서 조우하고 옛날을 떠올리며 함께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감회에 젖어 1989년 당시 해체의 소문을 일축하기 위해 만들었던 <We Are Too One> 앨범 이후 10년 만에 재결성식을 갖는다.

1999년에 나온 앨범 <Peace>는 힙합이 지배하는 세상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들이 주조할 수 있는 음악으로 돌아온 음반이다. 브릿어워드는 이런 이들에게 영국 음악발전에 공헌한 이들에게 주는 공로상(Outstanding Contribution to British Music)을 선사한다. 2005년에는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며 새로운 싱글 I got a life를 발표해 미국의 댄스차트 정상에 오르며 유리드믹스라는 이름이 주는 댄서블한 감각이 아직도 유효함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들이 유리드믹스라는 이름으로 함께한 것은 여기까지가 다 인 것 같다. 애니가 2003년 <Bare> 앨범이 그래미 후보로 오르고 영화 <반지의 제왕>에 쓰인 Into the West가 골든 글러브, 아카데미, 그래미를 모두 휩쓸고 2009년 내놓은 <Songs of Mass Destruction>이 영미차트 양쪽에서 10위 안에 오르는 등 솔로로서의 역량을 거대하고 확보하고 있고 솔로로서의 공연 역시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는 와중에 더 이상 데이브와 같이 앨범 활동을 하지 않을 것임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20111208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2013/02/04 - [1980's/1983] - Sweet Dreams (Are Made of This) - Eurythmics / 1983

2013/12/10 - [1980's/1984] - Here Comes The Rain Again - Eurythmics / 1984

2015/02/13 - [1980's/1985] - There Must Be An Angel - Eurythmics /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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