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는 이주호가 이광준과 함께 한 해바라기의 6번째 스튜디오 앨범 <‘89 해바라기>에 수록한 곡으로 김민우의 사랑일뿐이야에 막혀 멜론(당시 뮤직박스) 2위, 연말결산 39위 등을 기록했다. 발매 1년 뒤에 차트에 오른 거라 역주행이라고 할 수 있다. KBS 2TV <불후의 명곡 – 해바라기>에서 소냐가, MBC <나는 가수다>에서 김범수 등이 불렀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애창곡들 중 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주호가 만들고 프로듀서도 맡았다. 이주호는 여러 매체에서 이 곡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랑하면서 생기는 많은 변화들 속에 변화하지 않는 그 어떤 것들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싶은 욕심이 컸어요. 하지만 메시지 속에 숨은 철학들을 애써서 만든 작품은 3집까지였던 것 같아요. 사랑은 언제나 그 자리에 이후부터는 할 얘기도 없고 그래서 그냥 설렁설렁 노래하며 일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1988년 어느 날 서울 공항동에서 자살한 가족 뉴스를 접했어요. 한 공장 노동자(혹은 환경미화원)의 가족에게 4자매가 있는데 이들이 생활고를 비관하고 모두 농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한 거죠. 근데 세 살짜리 막내만 세상을 떠났어요. 그 신문 기사를 읽고 잊었던 감정들이 하나씩 돋아나기 시작했어요."
"1986년도에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부를 노래로 만들어 놓은 멜로디가 있었어요. 노랫말이 떠오르지 않아 만들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을 보고 급하게 가사를 만들어 붙였더니 너무 잘 맞더라고요. 사랑의 의미가 좀 식상할 때 이 곡으로 다시 사랑의 샘물이 솟아나는 걸 느꼈어요. 초창기에는 연인에 대한 사랑의 노래가 많았다면 이후에는 점점 휴머니즘에 입각한 사랑 노래들이 늘어났어요. 힘든 사람이 있으면 서로 도와줄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음이 너무 아파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고심 끝에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건 사랑 뿐이란 걸 널리 알려야 겠다라는 마음을 먹었죠”라고 말했다.
당시의 기사를 살펴보면 4자매의 큰딸은 안방 책상위의 달력을 뜯어 “엄마, 아빠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걱정 마세요. 막내 남동생 잘 키워 주세요. 동생들아 미안해, 나쁜 딸 올림. 부모님께”라는 유서를 적고 자살을 시도했다. 또한 병원에서의 인터뷰에서는 "집안 살림이 어려운데다 나는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네 째도 올해 국민학교에 진학하게 돼 집안부담이 너무 커질 것 같아 동생들과 함께 극약을 마셨어요"라고 말했다.
가사는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는 것이 화자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 중의 하나라고 선언하고 있다. “솔잎 하나 떨어지면”이란 구절은 세 살짜리 어린아이의 죽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주호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슴이 아주 아팠습니다. 우리 집에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라는 성구가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연필하고 노트를 가져다가 제가 가사를 쓰고 있는 겁니다. 1~2분 정도에 가사를 다 쓰게 됐습니다. 기타를 가져다가 노래를 부르는데 ‘솔잎 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이 부분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이 곡을 빨리 녹음해 많은 분과 함께 불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나오게 된 곡입니다”라고 말했다.
20200921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러나 솔잎 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
우리 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은 다시 떠오르네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1980s/1989] - 바람아 멈추어다오 - 이지연
[1990s/1990] -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 신해철
커피 한 잔으로
'1980s > 1989' 카테고리의 다른 글
I Wanna Be Rich - Calloway / 1989 (0) | 2021.01.03 |
---|---|
Heaven - Warrant / 1989 (0) | 2020.12.26 |
How Can We Be Lovers? - Michael Bolton / 1989 (0) | 2020.09.09 |
Wicked Game - Chris Isaak / 1989 (0) | 2020.06.10 |
광야에서 - 노래를 찾는 사람들 / 1989 (0) | 2020.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