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양희은이 1973년 발표한 <고운노래모음 제3집> 수록곡으로 아침이슬과 더불어 양희은의 대표곡 중 한 곡으로 인정받고 있고 특히 통기타 세대와 기타를 처음 잡는 초심자들에게는 초반에 마스터해야 하는 곡들 중 한 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두수, 이기찬, 2014년 KBS2 <불후의 명곡 - 양희은>에서 JK김동욱, 인피니트의 성규 등 여러 가수들이 불렀다.
이 곡은 원래 1971년 발표한 양희은의 데뷔 앨범에 수록될 수도 있었다. 수록 시간을 재던 엔지니어가 혹시 몰라 수록할 10곡 외에 이 곡을 여분으로 녹음해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곡은 1집에 수록되지 않았고 서유석, 쉐그린, 신중현, 튄 폴리오 등을 섞어 넣은 컴필레이션 앨범 <‘71 폭송 힛트 모음 제1집>과 이듬해 양희은의 발표 곡들을 모은 컴필레이션 앨범, 그리고 이 곡이 인기를 얻자 이 곡을 타이틀로 한 3집 앨범에 각각 수록되었다. 당시 상황을 양희은이 1993년 내놓은 자서전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집 녹음 당시 세션을 맡았던) 김민기와 이용복이 가고 나서 아무래도 시간이 빌 것 같으니 한 곡만 더 불러보라는 바람에, 재수할 때 배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어설픈 나의 기타 반주에 맞춰 불렀어요. 집에서 할 때보다 못 불렀다 싶었는데 녹음기사는 ‘좋아요, 오케이’하는 게 아닌가? ‘다시 부르면 안 될까요? 잘 못 불렀는데...’ ‘아니, 왜 다시 해요? 좋은데...’ 그것이 전부였어요.”
이 곡의 작사, 작곡자는 당시 대학생이었던 김정신이고 원래 제목은 ‘~이었기에’다, 위와 같은 책에서 양희은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열아홉 살의 여름. 나는 서울여대에 다니던 친구에게서 '~이었기에'라는 노래를 배웠는데, 기타를 못 치면 간첩이라던 시절에 잡기 쉬운 기타 코드(C-Am-Dm-G7 - US에선 아이스크림 코드라고 한다)에다 노랫말도 곱고 쉬워서 단숨에 가사를 받아 적으며 그 노래를 뗐어요. 그 노래는 소위 캠퍼스의 자생적 히트곡이었고, 대학가에선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했던 곡이죠. 곡을 녹음하고 판이 나오기 전, 어렵게 수소문한 그 노래의 작사, 작곡자는 나보다 두 해 위의 김정신이라는 여대생이었는데, 실연당한 친구를 위로하려고 만든 노래라고 했어요. 판으로 내놓으면서 노래 제목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바꾸어 달았죠."
김정신은 1985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장려상을 받은 박미경의 민들레 홀씨 되어를 만든 작곡가로 오인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곡을 만든 사람은 작곡가 이범희로 김정신이란 이름은 본인의 이름을 밝힐 수 없어 만든 가명이었다. 이범희는 2008년 경인방송 써니FM <백영규의 가고 싶은 마을>에 게스트로 라디오에 나와 “당시에는 프로 작곡가가 대학가요제 출전자에게 곡을 주는 것이 암암리에 진행됐어요”라고 말하며 1986년 MBC 대학가요제 금상곡인 이정석의 첫눈이 온다고요와 민들레 홀씨 되어를 자신이 만들었다고 밝혔다.
양희은은 여러 인터뷰와 <불후의 명곡> 등에 출연해 이 곡의 금지곡이 된 사연에 대해 말했다. 같은 책을 보면 “아침 이슬에 이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역시 금지곡 명단에 올라 각 방송국 심의실에 통보가 되었는데, (그 이유가) ‘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느냐? 이것은 퇴폐 가사다’라는 것이었어요. 예륜(한국예술문화윤리위원회)의 금지사유를 읽으면서 배를 잡고 웃었죠. (하지만) 정부 해당기관의 금지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지곡들은 이상하게도 들불처럼 번졌고, 금지곡을 부른 가수인 나에게는 무슨 훈장(?) 같은 특별한 의미가 주어졌으니, 생각하면 그런 물리적. 화학적 변수가 참 재미있어요.”
가사는 어떤 이유로 맺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 뒤에 여전히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방황하는 모습을 담은 것 같다. "너의 침묵에"라는 가사로 미루어보아 상대의 상황에 따라 이별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20140105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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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침묵에 메마른 나의 입술
차가운 네 발길에 얼어붙은 내 발자욱
돌아서는 나에게 사랑한단 말 대신에
안녕, 안녕 목 메인 그 한마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었기에 음
밤 새워 하얀 길을 나 홀로 걸었었다
부드러운 네 모습은 지금은 어디에
가랑비야 내 얼굴을 더 세게 때려다오
슬픈 내 눈물이 감춰질 수 있도록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었기에 음
미워하며 돌아선 너를 기다리며
쌓았다가 부수고 또 쌓은 너의 성
부서지는 파도가 삼켜버린 그 한마디
정말, 정말 너를 사랑 했었다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었기에 음
[1970s/1979] - 거치른 들판에 푸르른 솔잎처럼 - 양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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