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에이스 오브 베이스(Ace Of Base, 이하 AOB)가 세계를 흔들 때 이들에겐 그전까지와는 다른 추상기계가 들어 있었다. 유럽 댄스 음악이지만 라틴의 음색을 입힌 것이다. 단순한 멜로디를 반복하는 것은 테크노의 장점을 살린 것이고 라틴음악의 페이소스는 신비적 정서를 담아냈다. 거기에 이들은 전자음악이 지닌 디지털만을 고집하지 않고 아날로그를 뽑아낼 줄 아는 재주가 있었다. 신선함은 배가 되었고 5년 후 산타나(Santana),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 마크 앤서니(Mark Anthony), 리키 마틴(Ricky Martin),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 등의 라틴 가수들이 미국 차트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전조를 마련해냈다.
하지만 이들의 2집은 1집에 비해 절반, 3집은 2집에 비해 절반의 성공을 거둠으로써 정작 라틴음악이 강세일 때 내리막을 걸었다. 물론 리메이크작 Cruel Summer로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지만 리메이크라는 그림이 보여주듯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만는 한 여름에 부는 미풍 같은 음악은 더 이상 귀를 잡아끌지 못했다. 아직도 그들의 최고작은 The Sign이고 어쩌면 영원히 이 곡을 뛰어넘긴 힘들어 보인다.
그 이유는 이번 앨범을 통해 명석해진다.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가 음악 비즈니스에서 오래 살아남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익숙해질 때로 익숙해진 스타일을 누가 또 바라보고 싶겠는가.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한두 장의 명반을 내고 사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중들은 ‘다름’을 원한다. 물론 이들의 음악을 좋아했던 열혈팬들에겐 편안하고 익숙한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냉정하게 말해서 이번 앨범이 시효를 잃어버렸다고 보기도 어렵다.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Alejandro를 들어보라. 목소리만 다를 뿐 똑같은 사운드로 이들과 똑같은 음악 스타일을 만들어냈지만 차트에서 성공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레이디 가가가 불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AOB가 불렀으면 성공했을 가능성은 없다. 우리는 이들의 노래가 지닌 추상기계를 다 간파하고도 남았기 때문이다. 노래는 새롭지만 같은 스타일에 함몰된 똑같은 목소리의 노래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힘들다.
그래서 자신의 추상기계를 들켜버린 음악가들은 다른 가수들의 힘을 빌리거나 프로듀서로 변신해 뒤로 물러난다. 이것은 아주 현명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가수의 음색이 다르다면 스타일은 별로 상관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나는 가수다' 비롯한 서바이벌 대회의 음원들이 일정부분 팔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령 아이유 앨범의 화려한 진용을 보라. 모두들 자기가 노래하고 싶은 욕망을 뒤로하고 새로운 목소리 뒤로 숨은 사람들이다.
모든 성공한 예술가들에게 있어 성공을 지속시키는 또 다른 성공의 공식은 자신의 성공을 한 번 부정해 보는 것이다. 물론 꼭 그렇게 한다고 해서 금전적 성공을 보장할 순 없다. 하지만 더 이상 어떤 것도 통하지 않을 때는 최상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엄정화의 수작 <Prestige>처럼 시장에서의 성공이라는 것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녀를 다시 보게 해주었고 한국대중음악상을 받음으로써 오히려 가수라는 타이틀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 앨범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금전적 이득과 상관 없다고만은 할 수도 없다. 팬의 입장에서라도 AOB의 앨범처럼 10년이 지나도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진부함보단 훨씬 낫지 않은가? 당장 시장에서의 성공은 보장하지 못하더라도 역사 속에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 속에 남는다는 것은 누누이 영향력을 행사하며 같은 뮤지션들과 팬들의 기억에 남는다는 뜻이다. 그것이야말로 예술가들에게 있어 진정한 성공이라 불릴만한 것 아닌가? 역사 속에 남고 싶은 우리나라의 모든 가수들에게 권유해보고 싶은 말이다.
20120112 다음뮤직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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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래 위를 걷는 게 보여
That's when we said our first hello
그때가 우리 처음 인사했던 때였지
Two perfect strangers hand in hand
손을 잡은 두 명의 완벽한 이방인
Give me more of your voice, I can't resist it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
I'm sitting in my car, so tired
아주 피곤한채로 차에 앉아 있어
I've had enough of broken dreams
부서진 꿈은 충분히 꿨어
The rain is pouring, I've just been fired
비가 쏟아지고 있고 막 해고 당했어
My self-esteem needs a glee
내 자부심은 기쁨을 필요로 해
Woah... bla Bla Bla on the radio
라디오에서 뭐라 뭐라고 해
Give me some music I can listen to
내가 들을 수 있는 음악이나 틀어
Give me that music, 'cause I want to listen, oh oh
그 음악을 틀어, 그게 듣고 싶어
Bla Bla Bla on the radio
라디오에서 뭐라 뭐라 하는데
I've been Waiting for our song to play
우리의 노래를 기다리고 있어
Baby let us run away, I'm waiting for our song to play
우리가 같이 달아나자, 우리의 노래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어
I'm not over you
난 너랑 끝나지 않았어
I'd like you to take me back to last Summer
네가 날 지난여름으로 데려가줬으면 해
So far away from where we are
그때로부터 우린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
Our tropic night will last forever
우리의 열대의 밤은 영원히 지속될 거야
Our final "au revoir"
우리의 마지막 “안녕”
[1990s/1992] - All That She Wants - Ace Of Base
[1990s/1993] - The Sign - Ace Of Base
[1990s/1993] - Don’t Turn Around - Ace Of Base
[1990s/1995] - Beautiful Life - Ace Of Base
[1990s/1995] - Angel Eyes - Ace Of B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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