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는 가수 겸 영화감독 전영록의 어머니로 잘 알려진, 대한민국 가수 겸 영화배우 백설희(白雪姬, 김희숙(金姬淑), 19270129 ~ 20100505)가 1953년 발표한 곡으로 손로원(손노원, 孫露源, 19110604 ~ 19731211) 작사, 박시춘(朴是春, 19131028 ~ 19960630)이 작곡했다. 트로트 가수들을 비롯해 장사익 등 아주 많은 가수들이 커버했고 린이 2015년 7월 MBC <복면가왕>에서, 이선희가 광복 70년 기념으로 리메이크 해 불렀다.
우리나라의 시인들은 이 곡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 같다. 계간지 <시인세계> 2004년 봄호에서 현역 시인 100명에게 '시인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 노랫말’을 조사한 결과 이 곡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3위는 정태춘의 북한강에서, 4위는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5위는 양희은의 한계령이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문인수 시인은 이 곡의 4절을, 임철순 시인은 5절을 창작했다.
유니버살레코드의 첫 번째 작품이다. 원래 3절 가사로 만들어졌으나 녹음 시간이 맞지 않아 초판에는 제1절과 제3절만 수록되었고 후에 재판에 2절이 수록되었다. 다단조, 4/4/박자.
이 곡에 관해 시인 정두수는 아들이 어머니에게 바치는 사모곡으로 해석한다. “연분홍 치마”에 관해서는 정두수는 1991년 동아일보에서 손노원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방황을 하자 손노원의 어머니는 아들이 결혼을 시키면 안정될 것이라는 생각에 결혼을 권했고 그 와중에 “네가 장가를 가면 나도 19살 시집올 때 입었던 연분홍 저고리와 치마를 꺼내 입으마”라고 했던 데서 연유했을 것이라고 암시하고 있다.
가사는 연락이 되지 않는 연인에 대한 이야기로 해석하면 금방 와 닿는 것 같다. 그렇지 않더라도 누군가와 미래에 대한 약속을 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아마도 그 사람에 대한 소식도 알 수 없어,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특히 화자의 젊은날)이 답답하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한 심정을 표현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신작로(新作路)란 ‘새로 길을 짓다’란 의미로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군사적으로, 우리나라의 수탈을 용이하기 위해 도로를 크게 만들면서 새로 만든 큰 길은 모두 그렇게 불렀다. 역마차는 버스나 기차가 없던 시절 역을 정해놓고 주기적으로 경유하던 마차를 일컫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900년대 초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0623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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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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