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의 푸른 꿈은 조명암이 작사하고 김해송이 작곡, 편곡한 곡으로 김해송의 부인인 이난영이 1939년 발표했다. 음악평론가 이영미가 쓴 <한국대중가요사>에서는 이 곡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당시 일제강점기에는 재즈를 가리키는 말인 쟈스라는 장르로 불렀다. 이 당시 쟈스는 재즈뿐만 아니라 미국식 대중음악 그리고 라틴이나 샹송까지도 모두 포함하는 말이었다... 이 노래는 트로트 양식에서 많이 써왔던 3박자인 왈츠와 달리, 블루스에서 자주 쓰는 스윙감 있는 3분박을 쓰고 있다는 점, 흔히 블루스 음계의 특징적인 음인 ‘미♭’을 두드러지게 쓰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대중음악, 특히 흑인 계열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역력하다. 게다가 이난영의 목소리는.. 중저음에서 굵은 진성을 씀으로써 블루스 분위기를 내고 있다.”
이 곡은 1939년 11월 음반 발매 전에 이미 공연에서 사용되었던 레퍼토리로 보인다. 음악평론가 황문평은 <야설 가요 60년사>에서 “올드 팬들은 1938년경 <O.K 그랜드 쇼>라는 무대 공연을 기억할 것이다. 그 무대는 현재 세종문화회관 별관이었다. 당대의 인기가수 이난영의 노래 솜씨가 완숙기에 접어들었을 무렵이었다. 검은 베일로 앞이마를 가리고 검은 터번머리에 어딘가 쉰 듯 코 먹은 차분한 목소리 그리고 때로는 코끝에서 걸려 나오는 듯한 애수 짙은 멜로디로 청중을 매료시켰던 노래... 마치 뉴올리안즈의 뒷거리에서 외로운 창녀가 한 손에 담배를 끼워들고 한 숨 섞인 담배연기를 뿜어대면서 넋두리 같이 부르는 블루스의 가락처럼 목포의 눈물과는 180도 다른 무드의 블루스 곡”라고 적고 있다.
음악평론가이자 가수인 장유정은 <오빠는 풍각쟁이야>에서 이 곡의 구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곡 자체에서 풍기는 느낌이 매우 블루지하여 블루노트 형식을 모방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블루노트는 8음계에서 내림 마와 내림 나를 반음씩 내려 사용하는 음악적 형식으로 블루스의 대표적인 곡조인데... 이런 블루노트 형식을 발견할 수 있다.”
세계 2차 대전으로 미국이 적성국가가 되면서 모든 쟈스 곡들이 금지곡이 되어 이 곡도 금지되었고 국내에서는 월북 작가에 대한 금지곡으로 묶여 있다가 1987년 해제되었다. 이난영은 이 곡 외에도 스윙 느낌의 바다의 꿈, 항구의 붉은 소매 등을 발표했고 스캣까지 구사했다. 이미자, 장유정, 김씨스터즈, 하춘화, 최은진, 김연자, 임주리, 김용임 등이 커버했고 하림이 음악감독을 맡은 드라마 콘서트 <천변살롱>에서 박준면이 불렀다.
20141217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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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뿜는 담배연기 끝에 희미한 옛 추억이 풀린다
고요한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가만히 부른다 그리운 옛날을
부르누나 부르누나
흘러간 꿈을 찾을 길 없어 연기를 따라 헤매는 마음
사랑은 가고 추억은 슬퍼 블루스에 나는 운다
내뿜는 담배연기 끝에 희미한 옛 추억이 풀린다
저무는 푸른 등불 아래 흘러간 옛 사랑이 그립다
조그만 찻집에서 만나던 그날 밤
목메어 부른다 그리운 옛날을
부르누나 부르누나
서리에 시든 장미화러냐 시들은 사랑 스러진 그 밤
그대는 가고 나 혼자 슬퍼 블루스에 나는 운다
저무는 푸른 등불 아래 흘러간 옛 사랑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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