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은 음악가 윤극영(19030916 ~ 19881115)이 1924년 10월 12일 만든 곡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로 기록되고 있다. 1926년 윤극영 자신이 작곡한 동요 10곡을 모아 발표한 악보집 <반달>에 수록해 대중에게 알려졌고 정동의 중앙보육학교에서 수학한 이정숙이 1930년 음반으로 발표해 큰 인기를 얻었다. 어린이들이 손을 마주치며 하는 놀이인 쎄쎄쎄에 사용되었다. 1936년에 일본 동경으로 건너가 생활할 때 우연히 신문에서 반달이 일본 방송국에서 애창되고 있음을 알고 도쿄중앙방송국을 찾아가 처음으로 저작료를 받았다. 중국에서는 1950년 초 북경에 사는 조선족 김철남이 그의 아들 김정평과 함께 중국어로 번역한 음반을 발표한 뒤에 30년간 인기를 얻었고 1979년엔 小白船이란 제목으로 음악교과서에 수록됐다.
<반달> 원본은 근대서지학회 소속의 김현식이 일본에서 구해 2012년 어린이날을 앞두고 <조선일보>에 처음 공개했다. 원곡에는 “푸른 하늘 은하수”가 아닌 “푸른 하늘 은하물”로 되어 있고 “삿대도 없이”에 해당하는 음은 지금 알려져 있는 내림 마장조의 '미레미 라솔'이 아니라 '미솔미 라솔'로 되어 있다.
가사는 은하수에 떠 있는 하얀 쪽배에 반달을 비유하고 달에는 토끼가 떡을 찧고 있다는 이야기를 차용했다. 마지막 구절은 달이 서쪽으로 지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방 이후 쪽배는 우리 민족의 운명을, 토끼는 우리나라를, 샛별과 등대는 희망을 상징한 미래지향적인 민족동요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윤극영이 일제 말기 때 만주에 일제가 수립한 괴뢰국 만주국에 적극 협력하였다는 사실과 친일단체인 오족협화회(간도협화회)에서 활동했다는 사실 때문에 창작동기가 애국애족에 있기보다는 윤극영의 첫째 누나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지었다는 설이 더 유력하다. 가사를 보면서 느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친일행위가 노래를 만든 시점보다 한 참 뒤라서 만들 당시에는 나라 잃은 설움에 대한 느낌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조금이라도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전원책 변호사는 2016년 JTBC <썰전>에서 "샛별"이란 표현 때문에 윤극영이 감옥에 갔다고 주장했다.
윤극영이 2009년 인터뷰 365에 실린 1979년 김두호와의 인터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923년 일본에 관동대지진이 일어났어요. 우리 동포들이 무차별 학살당하는 살벌한 상황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었죠. 아버님은 제가 귀국하자 뒤뜰에 일성당이라는 조그만 별채를 지어주고 음악을 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그곳에서 어린이들을 모아 달리아회라는 합창단을 만들고 1924년 여름 설날을 만들었죠. 반달은 그해 9월 가평으로 출가한 맏누이가 별세해 집안이 슬픔에 쌓여 있을 때 만들었어요. 하늘을 보니 대낮인데도 반달이 떠 있더군요. 낮에 뜬 외로운 반달은 죽은 우리 누이의 슬픔에 우리 민족이 처한 슬픔까지 떠올려 주었어요. 노랫말을 지으며 가장 고심한 것은 2절의 마지막 ‘샛별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였어요... 등사판을 구해 노래들을 몰래 찍어 학교 선생님들에게 보냈어요. 설날, 반달뿐 아니라 뒤에 나온 할미꽃, 따오기, 고드름, 소금쟁이 등도 비밀리에 보급했죠. 근데 삽시간에 전국으로 번져나가자 총독부도 해제령을 내리고 부르도록 했어요.”
달에 계수나무가 있고 토끼가 살고 있다는 전설은 중국의 옛날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부처님이 전생에 매우 가난해서 배고파하자 토끼 한 마리가 스스로 불 속에 뛰어들어 부처님을 배부르게 해 주었다. 부처님은 토끼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토끼의 영혼을 달나라로 보내주었는데 이 토끼는 달나라의 계수나무 아래에서 신비한 절구에 불멸의 선약을 넣고 절구질을 해 약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20180607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나라로 구름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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