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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s/1942

봉숭아(봉선화) – 김천애 / 1942

by Rainysunshine 2018.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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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봉선화)는 소프라노 김천애(1919~1995)가 1942년 발표한 가곡이다. 김천애의 발표 후에 라디오에 자주 나옴으로써 아주 큰 사랑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받았고 후에 음악 교과서에도 실렸다. 작곡가 홍난파(홍영후, 1898~1941)의 일본 유학 첫 번째 작품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애창된 가곡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0월간조선이 작곡가와 성악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최고의 가곡 설문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다.

 

홍난파19204<처녀혼>이란 단편 소설집 첫 머리에 애수란 제목으로 이 곡의 기악곡 멜로디를 실었다. 그 책을 본 김형준(1884~)1926년 가사를 붙였고 홍난파는 같은 해 <세계 명작 가곡선집>봉숭아를 수록했다. 홍난파와 김형준의 관계에 대해 김천애김형준이 살던 집 울 안에 봉숭아가 가득했어요. 김형준은 생전 홍난파와 이웃해 살면서 교분이 두터웠죠라고 말했다. 마단조, 9/8박자, 작은 세도막 형식, 못갖춘마디의 여린내기이므로 3박부터 노래가 시작된다. 중간에 길고 긴 날 여름철에부분에서 사장조로 바뀐다.

 

홍난파가 사망한 이듬해 일본 무사시노 음악학교 성악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김천애는 히비야 공화당에서 개최된 신인음악회에서 이 곡을 처음 불렀다. 김천애는 한 인터뷰에서 "한복 차림으로 무대에 섰어요. 앙코르로 봉숭아를 불렀는데 박수갈채가 떠나갈 듯 했죠. 공연이 끝나자 교포들이 무대 뒤로 찾아와 나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김천애는 이 곡을 음반으로 발표했고 국내에 들어와 공연한 모든 독창회에서 이 곡을 불러 호평을 받았다.


가사의 내용에 대해서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감안해 지금은 일제의 짓밟히고 있지만 화창한 봄바람에 민족혼이 다시 회생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지배적이다. 김형준우리 신세가 저 봉숭아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가 주최한 음악회에서 불렀기 때문에 항일가요로 보긴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김천애1942611일 부민관에서 열린 공연에서 전쟁 중의 후방에 있는 부인을 묘사한 愛國봉숭아를 부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듬해 일제는 김천애의 삼천포 공연에서 이 곡을 금지시키고 부르지 못하게 한다. 아마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하나 둘 나라 잃은 슬픔을 봉숭아에 비유하기 시작한 것을 눈치 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때부터 이 곡의 신화가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봉숭아의 한자 표현은 봉선화로 김형준이 처음 만든 제목도 봉선화다. 일제 강점기에 한자 표기가 일반화되면서 제목을 그렇게 지은 것 같다. 이후 다시 한글 표기를 선호하게 되면서 봉숭아로 불리고 있다. 꽃은 6월말부터 10월까지 피었다 이듬해 다시 핀다.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고 첫눈이 내리기 전까지 그 물이 빠지지 않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는 그 전설의 꽃이다.

 

홍난파는 이후 10여곡의 가곡과 111곡의 동요를 남겨 천재작곡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인물이고 김형준은 국내 음악교육가로 한평생을 보냈다. 김천애는 숙명여대 음악대학 학장을 지냈고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가 발표한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되었다.

 

* 김천애의 인터뷰 내용은 위키백과를 참고하였습니다.

 

20180127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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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밑에 선 봉숭아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 필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어언간에 여름가고 가을바람 솔솔 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다 늙어졌다 네 모양이 처량하다

 

북풍한설 찬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 있으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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