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s/19742015. 2. 23. 20:29

 

물 좀 주소는 포크가수 한대수가 만든 곡으로 1974년 발표한 앨범 <멀고 먼 길>에 수록한 곡이다. 공식적인 발표는 1974년이지만 실제로 만든 것은 1969년이다. 원래는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스타일의 20분에서 30분짜리 대곡으로 만들려고 했으나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그런 건 너 혼자 집에서 해라는 분위기였다. 한대수는 인터뷰에서 분위기뿐만 아니라 당시에 그런 역량을 도와줄 뮤지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곡의 배경에 대해 한대수는 음악평론가 박준흠과의 인터뷰에서 답답한 나의 개인 생활과 우리 사회의 돌파구 없는 좁은 관념을 생각하며 만들었습니다. 물은 사랑, 자유, 희망 등을 상징합니다라고 말했다. “답답한 개인 생활 부분을 2012 4 15일 방영된 KBS <명작 스캔들>에서는 어머니와의 갈등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실종으로 인한 어머니의 재가로 인해 조부모와 미국에서 살았던 한대수는 대학에 들어갈 나이가 되자 어머니의 후원으로 한국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미국의 자유분방한 세계에서 지냈던 한대수는 대학을 나와 취직을 하는 일반적인 청년상을 바랐던 어머니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겨준다. 한대수는 고국에서 음악만을 하며 지냈고 어머니가 마련해준 집에서 여자 친구와 동거를 하며 지냈던 것이다. 어느 날 한대수를 찾았던 어머니는 여자와 사는 그를 보고 너무나 실망해 집에서 내쫒고 만다. 집에서 쫓겨난 한대수는 명륜동의 한 허름한 곳에 세 들어 살면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이 곡을 만들었다.

 

물 좀 주소는 어머니와의 일로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고국에 돌아온 그는 사람들의 편견과 싸워야 했다. 머리가 길었던 그는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묻는 질문에 시달려야 했고 히피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했다. 또한 트로트가 대세인 음악계의 분위기도 그를 힘들게 했다. 그것은 이 곡을 듣고 당시 대중들이 보였던 반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주 없이 바로 포효하듯 절규하는 목소리는 지금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당시에 일반대중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소음 같기만 하고 음악적 정서보다는 어떤 분노의 외침으로, 악의적인 목소리로만 들렸다. 그야말로 앨범 제목처럼 한대수의 음악을 받아들이게 하기에는 멀고 먼 길로만 보였다. 특히 2절과 3절 사이에 로만 때우는 간주와 마치 나팔소리처럼 더 세게 밀어붙인 마지막은 파격 중에서도 파격이었다. 이 음악을 포용하기 힘들었던 것은 일반 대중뿐만이 아니었다. 당시의 정부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이 곡을 금지시킨다. 물고문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로인해 이 곡은 김민기 아침 이슬과 더불어 독재시대에 숨 막히고 암울했던 젊은이들의 표상을 적나라하게 표출한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음악적으로는 당시 포크음악이 가지고 있던 위상, 가령 팝에 의존한 번안 곡들 위주였다는 것과 서정적이고 최대한 맑은 목소리로 노래한다는 점 등을 보란 듯이 파괴한 것에 큰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80년대 들국화 전인권 보컬이나 헤비메탈 그룹의 보컬에서나 겨우 맛볼 수 있는 것이었다. 요즘에는 그로울링이라고 불리는 성대 깊숙한 곳에서 쇠를 가는 듯한 톤은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던 젊은이들을 대변하던 울분과 통곡의 메아리였다. 그리고 세시봉 활동, 1969년 남산 드라마센터에서의 공연 등에서 자작곡을 부르면서 1세대 싱어 송 라이터로 포크 음악계에서 창작 곡 바람을 일으킨다. 그것은 어쩌면 서태지와 아이들 난 알아요가 가요계에 랩 바람을 일으킨 것과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

 

20141008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Posted by 현지운 Rainysunshine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