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침/영화2011.11.26 03:30


<Top밴드>의 멘토들처럼 권위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듣는 충고와 달리 권위를 가지지 못한 사람으로부터 듣는 충고는 그렇게 잔소리같고 심지어는 화가 날 수가 없다. 어려서부터 부모나 선생님들처럼 절대적 권위를 가진 사람들로부터 강제로 수긍하고 살아온 우리는 나 보다 뛰어난 사람이 갑자기 등장해서 나를 지적하면 기분 나빠하고 화부터 내고만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충고 듣는 법을 제대로 교육받았다면 어땠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충고라는 형식에 그토록 발끈하지는 않을 것이고 많은 부분이 발전하는 토양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충고하는 사람의 자세에 관한 교육 역시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상처를 줘서 자극을 줄까를 고민하기 보다는 어떻하면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고 수긍할지를 연구하는 것이 더 인간적이다.

 새로 들어온 보컬 태균은 기타가 튜닝이 안맞고 베이스는 계속 반박자씩 처지며 드럼은 아예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기존의 멤버들은 그것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기분이 나쁘다. 은영과 미라의 대화를 유추해보면 그를 팀에서 아예 내보낼 생각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충고 듣는 법과 제대로 하는 법을 교육시켰다면 좋은 선생 하나 얻은 셈치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태균을 끌어안았을 것이다. 



 

요즘 밴드에 관한 열정을 <Top밴드>를 통해 느낄 수 있어서 가끔씩 설렌다. 하지만 밴드 하는 것이 그렇게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 음악적 스타일이 맞아야 하고 실력이 비슷해야 하며 지향점까지도 얼추 동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맞추더라도 문제는 곳곳에서 발생한다. 대부분 성년이 되어 시작하기 때문에 생계를 책임져야하고 사회인으로서의 성장에 막대한 지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밴드는 잦은 멤버 교체가 통과제의처럼 찾아온다.

밴드인들은 첫번째가 밴드고 두번째가 회사지만 회사는 그런 사람을 원하진 않는다. 그래서 알바를 전전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짬짬이 연습을 통해 실력은 늘지만 언제 앨범이 나올지 그리고 어떻게 밴드로 밥을 먹고 살지는 여전히 막막하다. 이 땅의 밴드들이 모두 시도 때도 없이 뿔뿔이 흩어지는 이유다. 우리는 언제 아무 걱정없이 밴드만 하면서 살 수 있을까? 다시 혼자 필드에 선 은영이의 고민이 시작된다. 

대중음악도 클래식이나 국악과 마찬가지로 조기교육이 필요하고 그것을 담당하는 학교들이 생겨야 한다.

20110813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Posted by 현지운 Rainy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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