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ssica - The Allman Brothers Band / 1973

Jessica는 US 록 밴드 올맨 브라더스 밴드(The Allman Brothers Band)가 1973년 발표한 4번째 스튜디오 앨범 <Brothers And Sisters>에 수록한 곡으로 캐나다 35위, US 65위 등을 기록했다. 비록 상업적으로는 크게 히트하지 못했지만 음악 종사자들에게는 큰 호평을 받았고 1996년 라이브 버전이 그래미 록 연주 퍼포먼스 부분을 수상했다. UK TV 쇼 <탑 기어(Top Gear)>의 주제곡이다.

 

팀에서 기타를 맡고 있는 디키 벳츠(Dickey Betts)는 조지아의 줄리엣에 있는 밴드의 농장에서 이 곡의 대부분을 만들었다. 노래 제목은 당시 1살이던 자신의 딸 이름에서 딴 것이다. 제시카(Jessica Allman)는 곡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곤 했는데 디키는 그 장면을 잡아 두고 싶어 했다. “곡의 주요 멜로디를 만들고 그 다음 진행에 대해 힘들어 하고 있었는데 딸 아이가 음악에 맞춰 온 방을 돌아다니며 춤추는 것을 보고 그 장면을 잡아내려 했어요. 그리고 딸의 이름을 제목으로 했죠”라고 말했다. 디키는 2014년 인터뷰에서 “이 연주곡을 쓰기 전에 어떤 이미지가 필요했어요. 너무 모호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감정이나 내가 표현하고 싶고 보고 싶은 생각을 가졌어요”라고 말했다.

 

이 곡은 또한 디키 자신이 존경하는 집시 재즈 기타리스트인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Reinhardt)를 트리뷰트 한 곡이다. 특히 두 손가락으로만 연주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는데 장고가 사고로 손가락에 심한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녹음에 참여한 뮤지션은 키보디스트인 척 리벨(Chuck Leavell)과 그렉 올맨(Gregg Allman), 어쿠스틱 기타를 치는 레스 두덱(Les Dudek)이 세션으로 참여했다. 편곡은 처음에 키보드 2대와 기타 1대로 시작했다. 6일이 걸렸고 척은 기타와 키보드 사이의 전환을 매끄럽게 만들었다. 디키는 “곡 만드는 건 오히려 건축에 가까운 거 같았어요. 모든 측면이 아주 꼼꼼하게 벽돌 쌓듯이 세워졌어요”라고 말했다.

레스는 자신도 곡을 만드는 데 참여했지만 크레딧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디키는 레스를 저녁에 초대하면서 어쿠스틱 기타를 가져오라고 말했다. 둘은 만나자마자 이 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연주해보았다. 하지만 곧 오프닝과 메인 리프 이후의 진행이 가로막혔다. 이에 대해 레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디키가 굽고 있던 스테이크를 살펴보러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브릿지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디키가 돌아온 후 들려주자 백열등이 켜진 것처럼 환해지면서 좋아했죠. 곡을 완성한 후 우리 둘은 흥분해 나머지 멤버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디키의 트럭에 올라탔어요. 그 날을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트럭에 타자마자 날이 밝아지면서 마법처럼 눈이 내리기 시작했거든요. 마치 듀안(Duane Allman)이 ‘야, 너희들 마침내 해냈구나’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듀안은 1971년 모터사이클 사고로 사망했다.

 

레스는 척이 연주하는 부분을 자신이 녹음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디키는 이미 레스가 앨범의 다른 곡인 Ramblin' Man에서 그런 역할을 맡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이 곡에서도 그런 식으로 참여하면 평론가들이 정식 멤버가 된 줄로 착각할거라면서 만류했다. 결국 레스는 어쿠스틱 리듬 기타 파트로 밀려났고 척이 키보드로 그 자리를 대신했다. 레스는 “정말 실망했죠. 하지만 그의 그런 생각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드러머 버치 트럭스(Butch Trucks)는 “멤버 모두가 편곡에 며칠씩 참여했으니 멤버들 모두에게 크레딧이 돌아가야 하고 그 중에서도 척이야말로 크레딧을 주장해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척은 레스의 주장에 대해 디키가 모든 멜로디와 리듬을 만들었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나 역시 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에 크레딧을 주장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공평한 것 같지는 않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디키는 당시 레스에게 저작권을 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소속사에서 막았다는 것이다. 레스는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돌아보면 전 50%의 권리가 있었어요. 내가 사장조로 옮겨가는 브릿지를 만들기 전에는 곡이 전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이후 레스는 스티브 밀러 밴드(Steve Miller Band)로 옮겨가면서 <Brothers And Sister> 앨범의 저작권을 모두 포기했다. 레스는 후에 정당하게 저작권을 지급하지 못한 것에 대해 디키가 사과했다고 말했다.

 

데본 올맨(Devon Allman)은 송팩츠와의 인터뷰에서 "산타나(Santana)의 Flor D'Luna와 우리의 Jessica 같은 곡들은 리드 기타가 이미 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언어가 필요치 않아요. 그 자체로 표현할 수 있을 만큼 강한 멜로디거든요. 단어로 표현하면 말이 되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20210407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Jessica - Allman Brothers Band 

 

[1960s/1969] - Whipping Post - The Allman Brothers Band 

 

사이트를 후원 할 수 있습니다

Buy me a coff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