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s/19852016. 6. 12. 05:00

 

1986년 발표한 <Live Concert>를 내놓고 조덕환은 팀을 떠난다. 조덕환의 말에 의하면 음악을 반대했던 부모님의 요구가 강했다고 여겨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 조덕환전인권의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인권조덕환의 보컬을 싫어했다. 한 팀에 두 명의 보컬을 두고 있는 것은 결국 두 명의 리더를 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은 아니다. 송골매비틀즈(The Beatles), 이글스(Eagles) 모두 결국 갈라서고 말았듯이 말이다. 음색이라도 비슷했으면 좋았겠지만 행진이나 그것만이 내 세상을 듣다 세계로 가는 기차와 같은 노래를 들으면 전혀 다른 그룹의 느낌을 받는다. 조덕환이 음악을 관두는 계기는 이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타를 쳤던 조덕환이 빠지자 손진태가 대신했다. 그러다 1집에 세션으로 참여 했던 믿음소망사랑의 멤버인 최구희주찬권이 들어오게 되었다(프로포즈 의미로 공연 포스터를 최성원이 이들에게 꽃다발을 주는 것으로 만들었다. 전인권 연출). 퍼스트 기타 최구희와 드럼의 주찬권을 맞이하면서 들국화는 완전한 밴드의 포메이션을 갖게 되었고 이들은 2집 활동의 주축이 되었다.

 

2집은 끊임없는 소극장 공연 일정 속에서 만들어졌다. 최성원은 그동안 만들어 놓았던 곡들을 가져왔고 전인권은 새로 만든 곡들을 가져왔다. 거기에 최구희주찬권이 작곡에 참여했고 허성욱하나는 외로워의 크레딧에 전인권과 함께 작곡가로 이름을 올렸다. 1집의 충격파가 워낙 커서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2집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지만 첫 곡 제발을 듣는 순간만큼은 그런 평가에 동의하기 힘들다. 그것만이 내 세상처럼 제발전인권들국화와 하나가 돼있다. 그것은 너는의 토로에서도 느껴진다. 물론 1집에 비해 산만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1집을 조덕환최성원이 만든 곡들로 채웠다면 2집은 많은 작곡가가 다양한 음색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1집이 한두 가지 음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집이라면 2집은 여러 음식을 하는 식당 같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2집 나름대로의 매력을 꼽는다면,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멤버들의 화합이다. 새로운 멤버들의 영입으로 비록 1집과 같이 긴 시간 동안 이뤄 낸 짜임새는 만들지 못했지만 1960년 겨울이나 또다시 크리스마스, 내가 찾는 아이에서 연상되는 멤버들의 친밀도는 과거 그 어느 밴드에서도 보지 못한 것이다. 당시 공연에 가본 사람들이나 <Live Concert>를 주구장창 끼고 들었던 팬들은 공감할지 모르겠다. 2집은 공연 현장에 가지 못해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한다. 거기에 (Queen)의 화음에 도전하는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은 어떤가. 비록 축복합니다의 아성에는 못 미칠지언정 당시 밴드를 꿈꾸던 모든 유망주들이라면 한 번씩 흉내내 보았던 레퍼토리가 아니던가(메탈밴드를 꿈꾸었던 아이들도 들국화는 외면하지 못했다).

 

1집이 충격과 세련됨을 주었다면 2집은 친근함과 산만함을 선사했다. 하지만 1집만 들국화의 모습이라고 보긴 힘들다. 이 두 앨범이 지닌 각각의 장점으로 인해 우리는 아직도 들국화를 기다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1집만이 진리라고 고집한다면 <1979~1987 추억 들국화>(1987)전인권 1집으로도 만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님을 찾으면의 감성을 원한다면 최성원1집이야말로 진정한 걸작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따로가 아닌 이들이 하나가 되어 무대에서 왁자지껄 펼쳐놓는 세계를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싶은 것이다. 하나는 외롭지 않은가?

 

들국화는 이 2집을 끝으로 해체했다. 많은 인원이 움직이다 보니 끊임없이 트러블이 생겼다. 당시 공연에서는 1년만 쉰다고 했지만 그것은 20년이 훌쩍 넘어 버렸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전인권허성욱은 <1979~1987 추억 들국화>를 발매해 다시 높은 판매고를 올린다. 그리고 전인권, 최성원, 주찬권, 최구희, 손진태는 전원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들국화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전인권최성원은 차트의 상위권에 랭크되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주찬권의 뛰어난 작곡 실력은 팬들에게 회자되었으며 최구희의 기타가 내는 필링은 우리를 감동시켰다 (잘 모르겠다면 <1979~1987 추억 들국화>어떤...(가을)과 솔로 앨범의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를 들어보라). 하지만 허성욱이 우리 곁을 떠나갔다. 그의 키보드는 언젠가 다시 한 번 재평가받아야 한다. 음악평론가 강헌2001년 트리뷰트 앨범을 추진해 완성했고 꾸준히 앨범을 발표해왔던 주찬권2010최이철, 엄인호와 <Super Session>으로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조덕환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리고 마침내 2012들국화는 다시 한 번 재결합을 선언한다. 전인권이 약을 끊었다고 하니 이번에는 믿고 싶다. 그렇게 해서 새 앨범이라도 나온다면 정말 기쁘겠다. 좋지 아니한가. 함께 한다는 것은


사족으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2009년)>에서 인터뷰한 루시드 폴(Lucid Fall)이 들국화에 대해 말한 부분을 인용할까 한다. 루시드는 1집과 2집을 좋아하는 차이는 첫 임팩트의 지속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어릴 때 들국화가 신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게, 난 들국화의 마지막 앨범부터 들었다. <추억 들국화>부터 듣고, 그러다 2집을 듣고 1집을 들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앨범의 순서가 딱 그렇다. 1집 들을 때 솔직히 별 임팩트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하냐면, 1집은 최고 명반이다. 그런데 2집은 실망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동의할 수가 없다. 난 여전히 2집이 1집보다 좋다. 그게 사람들도 옳은 거고 나도 옳은 거다. 뭐든지 무언가가 나에게 임팩트를 주어서 사랑을 하게 됐을 때, 그 임팩트가 그 다음에도 지속되려면 훨씬 더 가공할만한 임팩트를 다른 측면에서 줘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리지널의 그 첫 기억을 잊기가 힘들다." 나와 차이가 있긴 하다. 난 1집부터 들었는데도 2집을 더 좋아하니.  

 

20120712 다음뮤직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2012/07/08 - [대한민국] - 들국화

2015/11/22 - [1980's/1985] - 오후만 있던 일요일 - 들국화 / 1985 

'1980's > 1985' 카테고리의 다른 글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 Sting / 1985  (0) 2016.07.17
Pop Life - Prince & The Revolution / 1985  (0) 2016.06.14
들국화 2집 - 들국화 / 1986  (0) 2016.06.12
Rock Me Amadeus - Falco / 1985  (0) 2016.05.15
Say You Will Never - Lian Ross / 1985  (0) 2016.05.07
Apurimac - Cusco / 1985  (0) 2016.01.03
Posted by 현지운 Rainysunshine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