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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미학

음악미학의 역사 개관

by Rainysunshine 2019.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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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음악학자 카를 달하우스(Carl Dahlhaus 19280610~19890313)는 자신의 저서 <음악 미학(Musikästhetik), 1967>에서 음악미학에는 체계가 따로 없고 그 역사가 그 체계다. 미학의 체계는 미학의 역사이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음악 미학을 한 줄기로 꿸 수 있는 어떤 본질이나 실체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떤 하나의 원리로 작동하는 형이상학이 없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기도 힘들다. 아마도 대중음악에서 어떤 곡이 인기 있을지 맞추기 힘든 것을 떠올리면 달하우스의 주장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서는 음악미학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겠다.

 

그리스의 철학자 피타고라스(Πυθαγόρας, 기원전 582~497)는 세상의 모든 것을 수학적인 실체로, 수학적 비율로 풀려고 했다. 그래서 음악과 천체가 수적인 조화를 이룬다는 천체음악론을 주장했다. 그에게 음악은 세계의 정보를 귀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정보다. 그래서 음악의 수적인 비율을 통해 우주의 하모니를 알 수 있다. 이 이론은 독일의 작곡가 카를하인츠 슈톡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19280822~20071205)까지 영향을 미친다.

 

플라톤(Πλάτων, 기원전 428~347) 피타고라스의 이론을 바탕으로 윤리적인 성격까지도 알 수 있다는 에토스론을 주장했다. 인간은 영혼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면 윤리적인 인간이 되고 조금만 그 질서로부터 벗어나도 인간의 정서를 타락시킬 수 있으니 예술에 대한 엄격한 검열과 제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음악치료학이나 평론가들의 글에서 '좋은 음악'을 이야기하고 '클래식이 태아에 좋다'는 등의 말이 나오면 이 영향력 하에 있다고 보면 된다

 

플라톤은 또한 예술은 이데아의 세계를 모방한 그림자를 다시 모방한 것이므로 그 가치를 매우 낮게 보았다. 이 이론은 후에 예술은 자연의 모방이라는 모방미학으로 발전한다. 특히 16~17세기에는 이 이론이 서구세계를 지배했었다.

 

18세기에는 예술의 근본적인 모델은 있는 것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개념이 서서히 대두되면서 만드는 행위의 주체가 중요해진다. 천재미학의 시대에는 한 개인의 독자성이 음악적 미를 표현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 그로인해 작품을 평가하는 데 있어 독창성이 아주 큰 덕목으로 떠오른다. 지금도 '타고나는 것'과 '환경적인 것'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다. 하지만 어느 쪽도 100%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대체적으로 반반으로 보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환경이 9이고 타고나는 것이 1 정도의 비율을 주고 싶을 정도로 환경주의자다.  

 

모방미학은 작곡가가 최대한 개입하지 않아야 했다. 그렇게 객관적으로 외부 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작곡가 개인의 역량이 중요해짐에 따라 작곡가의 주관적 감정 표현이 매우 중요해진다. 이로 인해 감정미학이 등장한다. 19세기에는 음악이 인간의 내면적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예술이고 이 예술을 통해 인간의 이상, 궁극적인 피안의 세계에도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아리스토텔레스(Αριστοτέλης 기원전 384~322)<시학((詩學, Περποιητικς)>에서 영감이나 신과의 접촉 등의 요소에 의해서가 아니라 의식적인 기술적 연마나 숙련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즉 우리가 예술을 볼 때는 형식과 재료를 본다는 것이다. 20세기 음악시학은 이 주장을 통해 음악작품들의 구조나 양식을 연구해 창작과정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0827~18311114)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본질과 현상이 예술의 기본개념이라는 관념론적 미학을 주장했다.

 

음악사학자 한슬리크(Eduard Hanslick 18250911~19040806)는 감정미학에 반대하며 음악 자체에 음악 특유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리가 울리는 그 형식이 음악적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그것을 느낄 수 없으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다.

 

참고 문헌 <음악미학, 홍정수, 오희숙, 음악세계, 1999>

 

20190420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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