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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미학

식물에도 감정이 있을까?

by Rainysunshine 201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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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도로시 레탈렉(Dorothy Retallack)<음악과 식물의 소리(The Sound of Music and Plants)>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책에는 US 덴버에 있는 콜로라도 여대에서 3개의 생물통제실에서 행했던 실험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도로시는 각각의 방에 식물을 넣고 그녀가 연주한 특정 스타일의 음악을 스피커를 통해 들려주었다. 또한 그 일정을 나날이 기록하였고 관찰하였다 

 

첫 번째 실험은 단순히 하나의 지속적인 음을 들려주는 것 이였다. 첫 번째 방에는 8시간 동안 계속해서 한 음만을 들려주었고 두 번째 방에서는 간헐적으로 3시간동안 한 음을 들려주었으며 세 번째 방은 아무 것도 들려주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첫 번째 방의 식물들은 14일 후에 죽었고 두 번째 방의 식물들은 세 번째 방의 식물들보다 훨씬 더 튼튼했고 풍성하게 자랐다. 이 실험은 1940년대 초에 뮤작사(Muzak Corporation)에서 공장 직원들에게 배경음악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행했던 실험과 매우 비슷한 결과를 가져왔다. 음악을 하루 종일 들려주었을 때 직원들은 더 피곤해했고 덜 생산적이었다. 음악을 하루에 몇 번에 걸쳐 몇 시간만 들려주었을 때 음악을 전혀 들려주지 않았을 때보다 더 생산적이 되었고 집중력이 높았다 

 

다음은 두 개의 방에 신선한 식물을 놓고 라디오를 놓았다. 한 방에는 록음악 방송에 주파수를 맞추었고 다른 방에는 부드럽고 온화한 음악을 들려주는 방송을 틀었다. 각 방에는 3시간씩만 라디오를 방송했다. 5일째 되는 날 보았을 때 부드러운 음악을 틀어준 방에는 식물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줄기가 라디오 쪽으로 기우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록음악 방송을 들은 방에는 식물의 반은 튼튼했지만 나머지 반은 작고 호리호리하게 자라는 걸 보았다. 2주 후에 부드러운 음악을 듣고 자란 식물들은 균일하고 푸르게 자랐고 라디오 쪽으로 15도에서 20도 사이 기울어져 있었다. 반면에 록음악을 듣고 자란 식물들은 지나치게 키가 크고 꽃들은 시들었으며 줄기는 라디오에서 먼 쪽으로 구부러져 있었다. 16일째 되는 날 록음악을 들려준 방의 식물들은 거의 죽음의 단계에 다다르고 있었고 다른 방의 식물들은 아름답고 풍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다음은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바닐라 퍼지(Vanilla Fudge),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음악을 테이프로 만들어 들려주었지만 역시 식물들은 이 음악들을 환영하지 않았다. 도로시는 식물들이 록음악을 틀어준 곳의 반대쪽으로 향하는 이유를 록음악에 있는 타악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쇠로 된 드럼으로 연주하는 곡을 들려주는 실험을 했다. 하지만 식물들은 록음악을 들려주던 방과 달리 약간만 스피커의 반대방향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같은 노래를 현악기로 연주하여 들려주었다. 그러자 식물들은 스피커 쪽으로 기울었다 

 

다음은 다시 3개의 방을 사용하여 실험했다. 한 방에는 시타로 연주한 북 인디언 표준음악을 들려주었고 다른 방에는 바흐(J. S. Bach)의 오르간 음악을 그리고 나머지 한 방에는 아무 음악도 들려주지 않았다. 식물들은 북 인디언 표준음악을 가장 좋아했다. 바흐의 음악에도 식물들이 스피커 쪽으로 기울긴 했지만 인디언 음악을 들려준 방의 식물들이 가장 많이 기울었다 

 

그녀는 계속 다른 스타일의 음악도 실험했다. 컨트리나 서부 음악에는 아무 음악도 들려주지 않았던 방과 비슷하게 식물들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식물들은 그녀가 연주한 재즈 음악을 좋아했다. 또 한 방에는 록 음악을 들려주고 다른 방에는 무조음악인 쇤베르크(A. Schenberg)안톤 베베른(Anton Webern)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록음악을 들려준 방의 식물들은 스피커에서 30도에서 70도 정도 멀어졌고 현대음악을 들은 식물들은 10에서 15도 정도 멀어졌다

실험이 과학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가설, 변수의 통제, 통계분석 그리고 다른 연구자가 복제할 수 있는 결과가 필요하다. 하지만 도로시의 실험은 이 중 어느 것도 해당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먼저 가설이 없다. 또한 이 실험의 고안은 결과의 다른 가능한 원인을 통제할 수 없다. 통계분석을 제공하지 못해서 결과를 되풀이 할 수 있는 제대로 고안된 완전한 실험 틀도 없다. 게다가 식물은 청각 기관이 없기에 들을 수가 없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주체가 없어서 이 실험의 근본은 토대가 없다. 결국 도로시의 실험은 신뢰할 수 없고 결과를 책임질 수 없다.

하지만 소수의 연구자들은 식물이 들을 수 없더라도 음악의 진동(음파)에 반응하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반응을 과학자들은 감진성(感振性 : Seismonasty)이라 부른다.

이와 관련해 식물도 감정이 있을까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이것의 시초는 클리브 백스터(Cleve Backster)라는 사람의 거짓말 탐지기 실험이다. 미국 CIA에서 거짓말 탐지기 전문가로 근무 했던 그는 어느 날 식물에 거짓말탐지기를 연결하고 물을 주거나 잎을 태우는 등 여러 가지 행동을 했다. 그러자 각기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이것을 통해 그는 식물은 기쁨과 두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심리적 작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장은 과학계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거짓말 탐지기는 대상자의 혈압과 맥박, 호흡의 변화를 통해 감정 상태를 알아내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이런 요소들이 없는 식물에 거짓말 탐지기를 연결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보았다 

 

클리브는 이 외에도 여러 실험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현재의 과학은 감정은 뇌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뇌에서 분비되는 각종 신경전달물질이 감정에 변화를 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니 뇌가 없는 식물에게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는 없다. 하지만 클리브의 연구는 식물에 대해 또 다른 시각을 갖고 다른 방향으로의 연구가 가능함을 밝혀 주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20111227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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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기

http://www.dovesong.com/positive_music/plant_experiments.asp

http://www.ehow.com/info_8394750_music-affect-way-plants-grow.html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todo=view&atidx=0000049784

http://www.ecoroko.com/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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