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s/19922019. 10. 27. 12:00

아버지와 나 Part 1 넥스트(N.Ex.T) 1992년 발표한 첫 번째 앨범 <Home>에 수록한 곡으로 가사가 멜로디를 따라가는 형식이 아닌 내레이션으로만 되어 있다. 초기에 신해철은 이런 형식을 토크 송(Talk Song)’이라고 불렀다. 2003 딴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해철 “이 곡은 앨범의 컨셉을 미리 정해놓았었는데 어떤 방식이 좋을까 하다가 나온 게 그런 형식 이예요.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가사는 써 놨는데, 심지어 그당시 넥스트가 신디사이저와 시퀸스를 병치시키는 밴드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까 그게 토크쇼처럼 다른 곡과 완전히 다르게 나온 거죠라고 말했다.

 

가사는 도시화와 산업사회가 되면서 농경사회와 같이 갔던 가부장적인 가정의 파괴를 그리고 있다. 이 곡에 대해 신해철 1992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성장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종속구조에서 벗어나 대결구도가 되었다가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곡이라고 말했고 두 달 뒤 같은 매체에 글을 쓰면서는 이 곡에서 아버지를 당신이나 아버님이라는 존칭대신 라고 부른 점이 색다르면서 귀에 거슬리기도 할 거예요. 종래 아버지는 권위와 존경의 대상이었지만 사실은 아들이 자라면서 부자관계는 갈등관계가 되기 마련이잖아요. 무려 8분짜리인 이 긴 곡은 아들의 머리가 커지면서 아버지의 무너지는 과정과 두 사람간의 갈등을 그리고 있어요. 결론도 독특하게 맺고 있는데요. 반성이나 인위적 화합을 도출하는 대신 할 말은 길어진 그림자 뒤로 묻어둔 채 우리 두 사람은 세월 속으로 같이 걸어갈 것이다로 끝을 맺고 있어요. 이 곡은 앨범의 결론부분에 해당 되요라고 말했다. <90년대를 빛낸 명반50>과의 인터뷰에서는 정말 한 번에 쓰고 손 한 번 대지 않고 그대로 녹음한 것이라고 말했다. 

 

 

1994 상상의 가을호에서 이 곡에 공감하는 팬들이 많다는 것에 대해 신해철 우스운 게, 발표한 곡 중에서 사람들한테 가장 감동을 줬다는 부분이 아버지와 나에서 내레이션과 나에게 쓰는 편지의 중간에 나오는 내레이션이에요. (웃음) 전부 다 멜로디가 아닌 내레이션에 대해서 감동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건 아마 감동을 주는 이유가 그 내용이라든가 기술적 면보다는 그게 제 경험이기 때문일 거예요. 저랑 비슷한 시기의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경험을 같이 공유하고 있어요. 같은 교육제도 하에서 같은 고민을 가지고 공부를 했고 대부분 한국적인 가부장제도 하에서 아버지가 가진 모습은 비슷하다고 생각이 되거든요. 아버지와 나는 제가 남자를 최초로 울린 가사이기도 한데, 대부분 우는 이유가 자기 생각나고 자기 아버지 생각나서라고 하더군요. 조금씩 늙어가는 자기 아버지 생각하니까 막 눈물이 나더래요. 애증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아버지란, 우리가 자아를 가지고서 머리가 크면서부터 타도해야 할 첫 번째 적이기도 하거든요. 아버지라는 벽을 깨야 세상을 볼 수 있으니까. 그러면서 사실 아버지는 자기한테 날개를 달아주고 세상으로 내보내주는 사람이니 묘한 느낌이 있죠. 그런데 결국 몰락해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니까...”라고 말했다.

 

이 곡은 <Regame?>에서 재녹음을 했다. 이에 대해 신해철 도시락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5.5집 <Regame?>은 굉장히 오래 전서부터 기획이 됐던 앨범이에요. 앨범을 한 장 한 장 낼 때마다 저의 원한은 하늘을 찔렀죠. ‘이 노랜 왜 이렇게 된 거야 그런 노래가 해가 갈수록 죽어서 없어져야 되는데 방송을 타고 계속 나오면 괴로운 거죠. 아버지와 나 같은 경우에는 만들 땐 작살나게 사운드가 후지게 나왔는데 어버이날만 되면 또 나오는 거야 해마다…… 기어 나오는데 미치겠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원한…… 그래서 만일 언젠가 여건이 되면 요건 꼭 다시 녹음 한다라고 이렇게 핀을 꽂아놨던 레퍼토리들이에요.”

 

신해철 1997 틴스타와의 인터뷰에서 1집에서 가장 맘에 드는 곡으로, 2008 이즘과의 인터뷰에서 가사로 가장 맘에 드는 곡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아버지와의 갈등사가 많아서 인지 이 곡의 가사에 많은 공감을 했었고 그 문제의식은 아직까지도 이 땅의 자식들에게 유효한 것 같다. 특히 이제 당신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나였음을 알 것 같다 부분은 지금도 강한 울림을 준다. 물론 우리 아버지가 그랬는지는 의문이긴 하지만. 

 

20141106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저기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나의 아버지, 혹은 당신의 아버지인가?

가족에게 소외 받고 

돈벌어 오는 자의 비애와 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만 남은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린다 

  

[1990's/1994] - The Ocean(불멸에 관하여) - N.EX.T / 1994

[1990's/1995] - Komerican Blues (Ver. 3.1) - N.EX.T / 1995

[1990's/1997] - 넥스트 IV - 넥스트(N.EX.T) / 1997

[1990's/1997] - Here, I Stand For You - N.EX.T / 1997

[2000's/2004] - Growing Up - N.EX.T / 2004


Posted by 현지운 Rainy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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