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 파우더(Funny Powder)

 

김호준(실질적 리더, 1975년 6월 30일, Guitar, Rap)

이승복(내면의 리더, 1975년 12월 18일, Drum, Midi)

홍기섭(진정한 리더, 1975년 3월 8일, Guitar, Rap)

 

 

2000년, 태양계 세 번째 행성에 속한 나라들 중 대한민국은 한 무리의 외계인들로부터 침공을 당했다. 300세를 넘긴 이들은 Pleione systems GX 339-4 Nexus라는 별에서 왔으며 1996년부터 서울에 잠복해 이듬해에 지구인을 즐겁게 해줄 가루(Funny Powder)를 만들었다. 그것은 ‘음악’이라 부르는 지구에서 보편화된 문화의 한 형태로, 이들은 지구인을 납치해 지구인들이 행복해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이 가루를 통해 실험한다.

 

 

어릴 때부터 동네 친구로 지냈다는 이 외계인들은 1997년 11월 첫 번째 EP를 발표하고 거짓말하는 인간에게 왜 뻥치냐고 묻는 뻥삼이(당시에는 김영삼 대통령을 떠올리게 했었다)를 비롯한 3곡을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로 제작한다. 이어 3일간 가진 <한방!>이란 제목의 공연을 인터넷을 통해 배포하고 이것이 25만이라는 최대의 조회수를 기록(당시는 인터넷이 초창기였기에 지금의 강남 스타일과 비견될만한 사건임)하면서 뻥삼이가 알려지기 시작한다.

 

 

1998년 9월에 발표된 두 번째 EP <For Hardcore Species>에 수록된 4곡도 역시 애니메이션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이렇게 인지도를 확산시킨 이들은 홍대 앞의 <마스터플랜>이라는 클럽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벌이다 난장뮤직의 눈에 띄고 만다.

 

 

2000년 8월에 발매된 데뷔 앨범은 작사 작곡은 물론 직접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작품으로 랩과 록을 섞어 하이브리드라는 장르를 표출해냈다. 여기에는 즐거우면서도 록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 지구인 납치사건을 비롯해 서울대만의 세상을 비판한 **S의 세상, 핸드폰에 매달린 젊은이들을 노래한 스무 살의 고민, 틀에 박힌 삶을 떠나고자 한 Trip,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자고 외치는 스릴 있게 살자, 사이버 세상을 비판한 Cyber paradiso,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를 전반적으로 비판한 지구 기행기 등이 수록되었고 이전에 발표했던 곡들을 다시 편곡과 마스터링을 거쳐 재포장 했다.

 

 

이 당시 이들은 수시로 한정판 만화를 발매했다. 만화를 너무 좋아하는 이들이 만화가 이우일을 섭외해  그린 공천에 떨어져 지구를 망가뜨리는 돈만 아는 괴수로봇이 국회의원을 무찌른다는 내용이 들어간 만화를 홈페이지에 올려놓기도 했었다.

 

 

자신들의 신호에 그리 크게 답하지 않는 지구인들에게 실망한 이들은 2집 <Best of the Best>를 내면서는 자신들이 외계인인 것을 숨기기 시작했다. 2001년 7월에 나온 이 앨범은 전작보다 더 강한 사운드를 표방했다. 보컬에 힘을 주는 노래들보다는 랩을 더 선호하고 록적인 편곡을 입히다보니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나 린킨 파크(Linkin Park)의 분위기를 따라가는 듯 했지만 앨범에는 여전히 즐겁고 유쾌한 이들만의 고유의 분위기가 실려 있다.

 

 

이들은 당시 소리바다가 저작권법 방조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자신들의 음원을 다음뮤직 사이트를 통해 공짜로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팬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MP3로 갖고 있어도 음악만 좋으면 CD로 구매할 것이란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것은 외계인으로서의 촉이 작용한 것이겠지만 덩치 큰 CD보다는 오히려 많은 곡을 작은 저장매체에 담을 수 있는 MP3 시대가 폭발하면서 이런 시도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다만 곡의 분위기를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1분 정도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하는 시장 분위기 형성에는 선구적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자기들끼리 잘 안 됐는지 아니면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해보고 싶었는지 이 외계인들은 따로 떨어져 지구인들과 섞여 유닛으로 그룹을 만들며 활동하기 시작했다. 델멍키란 이름을 새로 얻은 김호준은 VJ로 인기를 얻다가 지금은 김윤아의 남편이자 치과의사로 알려져 있는 김샘(김형규), 래퍼 킹쟝고(원종석)와 킹 조라는 팀을 만들어 2003년 <He is Nice>란 앨범을 내놓았다. 타이틀곡은 쿵푸란 곡이고 게임음악 소림사 가는 길을 샘플링 했다. 이 앨범에는 김윤아, 크라잉 넛, 박선주 등이 참여했다. 또한 내면의 리더 이승복은 자우림의 이선규, 김진만과 함께 얼터너티브 스타일의 초코크림롤즈라는 팀을 만들어 같은 해 <Chococream Rolls>를 내놓았다. 이선규가 보컬을 맡은 타이틀곡은 클라크란 곡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인 진정한 리더 홍기섭은 홀연히 광고회사에 들어갔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기에 이 외계인들이 만든 그룹은 다 생소할 것이다. 그렇다. 뭐 다 그렇게 썩 잘 되진 않았다. 외계에서 잘나갔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은 지구에 와서 존재감을 잃어버렸고 자신들을 몰라주는 지구인들 때문에 자신감마저 상실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승복과 김호준은 계속해서 연세대 소나기 출신의 후배들을 데리고 브런치라는 팀을 만든다(데이브레이크의 이원석이 그 중 한 명이다). 퍼니파우더란 이름으로 영화 <공공의 적>에 참여한 적이 있는 이들은 브런치란 이름으로 영화음악 <발레교습소>, TV드라마 OST <루루공주> 등에 참여했으며 2005년 <Imagine>이란 정식 데뷔 앨범도 발표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이 뜸해진 틈을 타 이들은 갑자기 사라진다. 다시 외계로 탈출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렇게 몇 해를 보내고 2011년 실질적 리더 김호준이 롤스파이크란 그룹을 이끌고 다시 나타났다. 쇼머스트 기획사의 컴필레이션 앨범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는 2012년 11월 외부자극을 인식하는데 걸리는 0.5초간의 시간적 지연에 의해 발생하는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했다는 <Half A Second>라는 앨범 제목과 데이브레이크의 이원석, 여가수 프롬을 대동하고 정식 앨범을 내놓는다. 궁금했던 이승복의 모습도 함께. 전자음악을 표방하는 최신 트랜드들처럼 그렇게 댄서블 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최근 유행하는 전자음을 이용한 음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2012년 12월 다시 그! 퍼니 파우더란 이름으로 된 EP가 우리 앞에 전달되었다. 놀랍게도 이들은 지구탈출에 성공해 외계로 복귀했고 거기서 전 우주 차트 38주간(우주도 지구와 시간이 같은지는 모르겠으나) 1위곡을 배출하면서 화려하게 외유를 한 뒤 다시 지구로 온 것이다. 사연을 들어보니 당시 지구를 침공하려 했던 것은 아니고 불시착으로 본의 아니게 지구에 온 것이고 지구인들에게 즐거운 음악을 들려주려는 목적보다는 음악으로 돈을 벌어 빨리 망가진 우주선을 고쳐 고향으로 가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하지만 실망은 이르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마야인의 예언을 토대로 2012년 12월 21일)지구가 멸망하리라는 것을 알고 자신들도 지구를 멸망시키기로 했지만 자신들의 음악을 알아주는 몇몇은 지구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올만큼, 지구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으니 말이다(기독교 신화 벳긴 거같지만). 

 

20130109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GO! GO! Funny Powder! Funny Powder! GO! GO! GO!
GO! GO! Funny Powder! Funny Powder! HEY~ HEY~
GO! GO! Funny Powder! Funny Powder! GO! GO! GO!
GO! GO! Funny Powder! Funny Powder! HEY~ HEY~

Funny Powder GALAXY TOUR 가는 별 마다 TICKET SOLD OUT 사례
그런데 대체 왜 지구인만 손사례 그래! 그래도 우린 UNIVERSAL NUMBER ONE
원한 건 너의 Space Trip 음악 좀 하는 우린 HARD ROAD FREAK
어쩌다 왔어! 온 김에 WHAT’S UP? GET UP STAND UP 모두 PUT YOUR HANDS UP
머리 위 손끝에서 발사되는 섬광에 실린 너의 영혼은 이미 HIGHER
1G의 중력에 사로잡힌 영혼을 벗어난 TRIP 이젠 너도 NEW TYPE

*
저 하늘 위를 날아 별빛 속으로 GALAXY TOUR
COME ON, COME ON, COME ON YO! HERE WE, HERE WE GO! Space Trip 떠나봐요
저 별빛 반짝이는 우주 속으로 BIG OUT DOOR
무거운 걱정거리는 무중력 속으로 오늘 당장 초대할게 COSMIC BACK STAGE

정겨운 고향별 주소부터 말하면 PLEIONE SYSTEM PLANET NEXUS
Funny P 전 우주의 TOP 최고로 잘나가는 빛나는 VIP
그러나 코리아 불시착한 서울에서 착한 사람들이 듣는
무난한 음악을 못 만들어 힘들어 그랬지 한 때 방송도 했지
자랑스런 차트 37위 37위 7위 우린 초파리 그래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해 떠나는 거야 Space T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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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GALATIC SUPER STAR 저 하늘을 수놓는 고휘도 STAR
BY FAR SUPERNOVA 뛰넘는 폭발적 인기그룹 Funny Powder
SPACE를 세 번 접어 도착한 EARTH HUMAN RACE의 반응은 헛뜨!
COSMIC MUSIC HERO 지구서 인기는 CLOSE TO ZERO (구리오)
중력의 한계를 넘어 함께 내 몸을 맡겨 Space Trip ROCKIN'
빛의 속도를 넘어 함께 떠나는 거야 SPACE CLUB HOPPIN'

<나레이션>
편안한 여행 되셨습니까? 저희 FP311편은 잠시 후 광속을 벗어나 PLEIONE SYSTEM PLANET NEXUS에 접근할 예정입니다. 우주선이 정지할 때까지 좌석벨트를 착용하시고 승무원의 안내를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LADIES AND GELTLEMAN THIS IS YOUR CAPTIN SPEAKING…

GO! GO! Funny Powder! Funny Powder! GO! GO! GO!
잊어진 우리 다시 찾아야만 해 HEY HEY
GO! GO! Funny Powder! Funny Powder! GO! GO! GO!
남겨진 날과 버텨나갈 날 위해 HEY H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