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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지연 19701031

by Rainysunshine 2013.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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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떴다 지는 연예계의 크고 작은 별들처럼 이제는 옛 팬들의 기억 속에서만 반짝거리고 있지만, 이지연이란 이름은 '90년대의 H.O.T2000년대의 보아 혹은 장나라와 같이 '80년대를 대표할만한 틴 아이돌 스타였다. 김완선을 필두로 김승진, 박혜성 등의 10대 스타를 배출한 '80년대의 시장은 그녀에 이르러 절정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나긴 조용필의 독주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80년대 중반의 우리 대중 음악은 주현미를 중심으로 한 트로트 진영과 조용필, 전영록, 김수철, 이문세, 윤시내, 정수라, 나미, 이선희 등이 혼전을 벌이던 메인스트림 진영, 헤비메탈과 언더그라운드의 조용한 혁명 등이 힘 겨루기를 하고 있었고 전 세대에 비해 풍요롭게 자랐던 1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소방차이지연, 이상은 등이 돌풍을 일으키며 대중음악의 새로운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80년대를 레이건(R. Reagan) 대통령과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보수주의로 평가절하 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전에 없던 르네상스를 누렸던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인프라가 '90년대의 혁명기를 낳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지연은 바로 이 질풍노도의 한복판에서 짧지만 화려하게 피워낸 한 떨기의 꽃봉오리였다.


대구에서 쌍둥이로 태어난 이지연은 고교시절 재뉴어리라는 그룹에서 보컬로 활동했다. 그리고 어느 날 백두산을 찾아가 우순실의 잃어버린 우산을 불러 유현상의 시선을 빼앗는다. 그리고 백두산의 해체 후에는  곧이어 가수와 매니저로 한솥밥을 먹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는 모델로 먼저 데뷔했지만 곧 유현상의 곡으로 꽉 채워진 첫 앨범을 발표한다. 


데뷔곡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는 "손짓하는 가을비"처럼 조용히 다가와 순식간에 우리를 압도해 버렸다. 더디지만 조금씩, 사춘기를 살고 있는 학생들의 귀를 사로잡은 이 곡은 곧 라디오와 모든 차트를 점령했으며 뒤이어 그때는 어렸나봐요, 난 사랑을 아직 몰라, 남겨진 슬, 사랑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그대들의 감성을 포획했다.


단 한 장의 앨범으로 절정을 누리던 그녀는 7개월 뒤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이상은과 불꽃튀는 신인 경쟁을 벌이게 된다그녀와의 라이벌전은 인터넷도 없던 시대에 괴담처럼 번져 몇 달간 악성루머에 시달려야 했지만 KBS 시상식장의 꽃다발은 그녀에게 돌아갔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푸른 계절>, <한 지붕 세 가족등 각종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다수의 CF로 올림픽이 열리던 해를 화려하게 마감한다


그리고 '89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2집을 내놓는다가수 이외에 작곡가로 주가를 올리고 있던 전영록의 힘을 빌은 두 번째 앨범은 그 후론이 먼저 전파를 탔지만 곧이어 바람아 멈추어다오와 슬픈 안녕이 팬들의 선호도에 점령되었으며 고3이 되어 친구들과 함께 부른 졸업 역시 많은 청춘 군상들의 가슴속에서 흔들거렸다.


Love For Night으로 포문을 열었던 3집 활동은 타이틀곡이 뛰어났음에도성인 취향의 늦지 않았어요가 후속곡으로 더 많은 인기를 얻었고 ABU가요제에 나가 3위에 입상하면서 그녀는 대내외적으로 인지도를 형성했다하지만 그녀의 인기노선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그녀가 당시 같이 밤무대 활동을 했던 히 파이브(He5)라는 그룹의 리드 싱어 정국진과 사랑의 도피를 감행했기 때문이다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인기가 하락되는 대부분의 가수와 달리 이지연은 그간 누리던 인기 가수로서의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미국으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 후 음악계에서 그녀의 위치는 빠르게 지워져 갔다1년 반만에 피노키오란 기획사를 차리고 삶은 한번 뿐인걸요라는 곡으로 컴백을 시도했지만그녀의 용기 있는 시도에 배반당한 팬들은 4집을 철저히 외면했으며 아무도 그녀의 손짓에 화답하지 않았다인기를 걷어차 버리고 사랑을 얻은 여왕은 이렇듯 허무하게 왕관을 내놓아야 했다이후 최병걸 정소녀가 불렀던 그 사람이란 곡을 어느 CF에서 살짝 들려주었던 그녀는 우리에게 아지랑이 같은 아련한 기억만을 남겨둔 채 현재 미국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요리사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200302 / 20130214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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