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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s/1974

타복네 - 양병집 / 1974

by Rainysunshine 202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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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복네(타박네)는 저항가수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포크 가수 양병집(양준집, 19510829 ~ 20211224)이 1974년 발표한 데뷔 앨범 <넋두리>에 수록한 곡으로 포크 가수 서유석이 먼저 발표해 아주 아주 큰 인기를 누렸다.  

 

함경도 구전가요로 양병집의 어머니가 양병집에게 자장가로 불러주던 것을 음반에 수록한 것이다. 양병집은 2012년 발표한 저서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에서 "이 곡은 이북이 고향인 우리 어머니가 나 어릴 적부터 효자가 되라고 불러주던 구전 민요예요. '옛날에 타복이라는 애가 살았단다. 그런데 하도 애가 속을 썩여가지고 엄마가 죽었다는구나' 하시면서요. 구전민요를 채보했다는 점에서 음악사적 가치를 논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는 어머니의 노래일 뿐입니다. 그런 노래를 통기타에 맞춰 불러 형체를 입힌 거죠"라고 말했다. 

 

이 곡을 서유석이 먼저 부르게 된 것에 대해 위의 책에서 한 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월간팝송 주최 전국 포크송 콘테스트에서 3위로 입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백천 선생님과 입상을 한 3명이 함께 어느 레코드사엘 방문한 적이 있었죠. 거기서 이백천 선생이 레코드사 사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 전 햇볕이 내리쪼이는 마당으로 나왔어요. 그리고 바닥에 주저앉아 제 노래를 두 세곡 정도 불렀죠. 그때 키가 멀쑥하게 큰 한 남자가 다가왔어요. 그는 자신을 서유석이라고 소개하더니 마지막에 부른 노래를 다시 한 번 불러보라고 말했죠. 나는 '타복타복타복네야' 하면서 노래를 다시 불렀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이거 내가 불러도 되냐?'라고 물었죠. 그에게서 적지 않은 카리스마를 느끼면서 얼떨결에 '네 그러세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요구에 따라 두세 번 더 불렀고 그 선배는 노래를 익혔죠... 어느 날 명동을 걷다가 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깜짝놀라 가게에 들어가서 누가 부르냐고 물어봤던 일, 모 여성 월간지에서 서선배가 자신이 만든 곡이라고 했던 것 등을 통해 가슴이 아파오는 것을 느꼈고 그 뒤로는 서선배를 불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다 TV에서 이 노래가 나오면 어머니는 곧바로 채널을 돌리며 저를 타박했고 저는 칠칠치 못한 자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이연실을 만나 1집을 냈고 그로 인해 김광석을 리메이크 해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가 크게 알려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가사는 어머니의 사후에도 어머니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자식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는 것 같다. 문학 교수 이어령은 저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에서 이 곡의 제목을 '타박타박 걷는 아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주장했다. 

 

20230925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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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복 타복 타복내야 너 어드메 울고 가니
우리 엄마 무덤가에 젖 먹으러 찾아간다

-타복 타복 타복내야 너 어드메 울고 가니
-우리엄마 무덤가에 젖 먹으러 찾아간다
-물 깊어서 못 간단다
-물 깊으면 헤엄 치지
-산 높아서 못 간단다
-산 높으면 기어가지
-명태 줄라?
-명태 싫다
-가지 줄라?
-가지 싫다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우리엄마 무덤가에 기어 기어 와서보니
빛깔 곱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길래
두 손으로 따서 들고 정신없이 먹어보니
우리엄마 살아 생전 내게 주던 젖맛일세
-명태 줄라?
-명태 싫다
-가지 줄라?
-가지 싫다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엄마무덤 바라보며 울며 불며 집에 오니
따스하던 그 방안은 싸늘하게 식었는데
우리엄마 나를 안고 재워주던 이불 속엔
엄마 모습 보이잖고 눈물자국 남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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