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taph은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킹 크림슨(King Crimson)가 1969년 발표한 데뷔 앨범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에 수록한 곡으로 우리나라의 아트록 팬들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에게도 아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곡은 무엇보다도 멜로트론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멜로트론은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악기 중의 하나로 클래지콰이의 Come To Me (Mellotron Remix)를 들어보면 그 느낌을 잘 알 수 있다. 곡 제목은 후에 킹 크림슨의 라이브 앨범 제목으로 사용되었고 이 이름을 딴 레이블도 생겼다.
피터 신필드(Peter Sinfield)가 작사했고 로버트 프립(Robert Fripp)을 비롯한 나머지 멤버들이 곡을 만들었다. 피터는 라우더와의 인터뷰에서 “이 곡은 제가 이전에 밴드를 만들었을 때 썼던 시예요. 몇 단어로 시작해서 합주를 하기에 아주 잘 들어맞는 작품으로 되었죠. 이안 맥도날드(Ian McDonald)가 아이디어를 냈고, 그 다음엔 다른 사람이 생각을 덧붙였어요. 제 생각엔 그렉 레이크(Greg Lake)인 것 같아요. ‘But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이 부분은 아주 그렉 스타일이거든요“라고 말했고 이안은 ”무슨 이유에선지 이 곡은 순조롭게 잘 되지 않았어요. 트랙으로 만드는 데만 10시간이 걸렸죠. 그걸 다 일기에 적어놓았어요. 제 생각에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앨범에서 최고의 트랙 중 하나가 되었으니까요. 최고는 아니더라도요“라고 말했다.
가사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혼란한 세상으로 인해 묘비에 좋은 글을 쓰지 못하는 화자의 좌절이 느껴진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전쟁과 냉전, 케네디(J. F. Kennedy, 19170529 ~ 19631122) 대통령의 암살과 같은 집단 이기주의, 세대 차이, 미디어 권력의 상승으로 인한 여론 왜곡 등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다. 이 앨범에서 베이스를 담당했던 그렉은 “Epitaph는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을 혼란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것에 관한 노래예요. 우리는 당시 이상하게도 예언적인 방식으로 곡을 쓰는 능력이 있었는데 이 곡도 당시보다는 오히려 오늘날의 상황을 더 잘 보여 주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앨범의 표지도 그 것을 바라보는 심경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다. 그렉은 이 앨범에만 참여했고 이후에는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Emerson, Lake & Palmer)로 자리를 옮겼다.
20190322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he wall on which the prophets wrote is cracking at the seams
예언자들이 쓴 벽의 틈이 갈라지고 있어
Upon the instruments of death the sunlight brightly gleams
죽음의 악기 위로 햇빛이 밝고 희미하게 빛나
When every man is torn apart with nightmares and with dreams,
모든 사람이 꿈과 악몽으로 갈가리 찢길 때
Will no one lay the laurel wreath as silence drowns the screams
침묵이 비명을 잠식하듯 누구도 월계관을 쓰지 못할 거야
Between the iron gates of fate, the seeds of time were sown
운명의 철문 사이로 시간의 씨앗이 뿌려지고
And watered by the deeds of those who know and who are known;
아는 사람과 알려진 사람들의 행위로 인해 물이 주어졌지
Knowledge is a deadly friend when no one sets the rules
아무도 법을 지키지 않으면 지식은 무서운 친구
The fate of all mankind I see is in the hands of fools
내가 아는 인류의 운명은 바보들의 손에 달렸어
Confusion will be my epitaph
내 묘비명은 혼란
As I crawl a cracked and broken path
내가 갈라지고 부서진 길을 기어가듯이
If we make it we can all sit back and laugh
우리가 성공하면 허리 펴고 물러 앉아 웃을 수 있어
But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X2
하지만 내일이 두려워 난 울고 있을 거야
[1960s/1969] - I Talk To The Wind - King Crimson
커피 한 잔으로
'1960s > 1969' 카테고리의 다른 글
I’ll Never Fall In Love Again - Dionne Warwick / 1968 (0) | 2019.04.09 |
---|---|
I Talk To The Wind – King Crimson / 1969 (1) | 2019.03.23 |
Sweet Caroline – Neil Diamond / 1969 (0) | 2019.03.08 |
Happy Heart – Andy Williams / 1969 (0) | 2018.12.17 |
Little Green Bag – George Baker Selection / 1969 (0) | 2018.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