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s2014. 7. 17. 05:00

 

우리나라 말로는 월광 소나타, 영어로는 Moonlight Sonata란 제목을 갖고 있는 베토벤(Ludwig Von Beethoven)의 피아노 소나타 14번은 첫 악보집이 나왔을 때 Sonata quasi una Fantasia란 제목을 달고 있었다. 이것은 "환상에 가까운 소나타"란 뜻이다. 하지만 베토벤이 왜 제목을 그렇게 지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찾기는 힘들다.

 

월광 소나타란 제목이 나오게 된 것은 독일의 음악 평론가이자 시인인 루드비히 렐스타브(Ludwig Rellstab)가 베토벤 사후 5년 뒤인 1832년 1악장을 두고 "달빛에 물든 루체른 호수 위를 떠가는 조각배가 생각난다"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독일에서는 렐스타브의 표현을 따서 이 곡의 제목을 Mondscheinsonate라고 표기하기 시작했고 본국에서 이렇게 쓰니 영국에서도 더불어 이 제목이 통용되기 시작해 19세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이 곡의 제목을 월광 소나타로 부르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이 제목을 두고 그대로 둬도 상관없다는 쪽과 완전히 곡의 해석을 빗나가게 하고 편견에 사로잡히게 한다는 쪽으로 나뉘어 많은 논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월광으로 해석해도 되지만 다른 식으로도 얼마든지 해석할 수 있으니 꼭 제목에만 얽매일 팰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사가 있으면 모르겠지만(가사가 있어도 그렇다) 가사가 없는 음악의 경우는 발표되는 순간부터 해석은 작가의 의도를 떠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제목은 베토벤이 지은 것도 아니지 않는가. 

 

쇼팽(Frédéric Chopin)은 즉흥 환상곡(Fantaisie-Impromptu)으로 이 곡을 트리뷰트 했다. 대중음악계에선 스위트 박스(Sweet Box)가 2002년 발표한 Don't Push Me란 곡에서 초반부에 1악장의 처음 부분을 샘플링 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이 곡은 3악장으로 되어 있다. 흔히 월광 소나타로 불리는 1악장은 '음을 끌면서 매우 느리게(Adagio sostenuto)라고 적혀 있고 C#m로 연주한다. 소나타 형식을 약식으로 띠고 있고 낮은 음자리는 한 옥타브를 치는 것으로, 높은 음자리는 세잇단음표로 시작한다. 이 악장을 듣고 베를리오즈(Hector Berlioz)는 "인간의 말로써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시"라고 말했고 베토벤의 제자 칼 체르니(Carl Czerny)는 "멀리서 희미한 (영적인) 소리가 들리는 듯한 밤 풍경"이라고 말했다.

 

1악장 위에는 "피아노의 댐퍼 없이 극도의 섬세함을 표현해야 한다(Si deve suonare tutto questo pezzo delicatissimamente e senza sordino, One must play this whole piece very delicately and without dampers)"고 쓰여 있다. 피아노가 발달한 현대에 와서는 베이스를 중요시한 작곡가의 의도를 살려 "반드시 페달을 사용해서"로 통용되고 있다.

 

2악장은 '조금 빠르게(Allegretto)'라고 되어 있어 비교적 스케르초의 느낌을 준다. 1악장과 같은 으뜸음인 Dm이고 3/4박자로 친다. 리스트(Franz Liszt)는  이 악장을 "두 협곡 사이에 핀 꽃"이라고 표현했다.

 

3악장은 '매우 빠르고 격렬하게(Presto agitato)'다. 다시 C#m로 돌아와 소나타 형식을 띠고 있고 세 악장 중 가장 무겁다. 아주 빠른 아르페이지오가 인상적이고 스포르잔도를 사용해 개인적으로는 테크노나 일렉트리카로 편곡하면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악장을 느리게 가져간 것으로 봐서 베토벤은 이 곡을 통해 전통적인 악장의 형식인 빠르게-느리게-빠르게-빠르게를 파괴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베토벤은 1801년 이 곡을 완성해 자신의 제자인 줄리에타(Julie "Giulietta" Guicciardi)에게 헌정했다. 그로 인해 줄리에타베토벤의 연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 되었고 베토벤 사후에 나온 3통의 편지에 쓰인 '불멸의 연인'을 가리키는 게 줄리에타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낳았다.

 

베토벤은 브룬스빅 가문을 통해 줄리에타를 소개받았다. 베토벤줄리에타를 알기 훨씬 전부터 브룬스빅 가문의 테레제(Therese Brunsvik), 요제피네(Josephine Brunsvik)와 친하게 지냈다. 

 

1801년 후반에 베토벤줄리에타의 피아노 선생님이 되었고 자료를 통해 보면 확실히 줄리에타에게 반한 것으로 보인다. 베토벤은 친구 프란쯔(Franz Gerhard Wegeler)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 삶은 한 번 더 즐거워졌네. 다시 외출할 수 있게 되었다네. 지난 2년간 얼마나 쓸쓸하고 비참했는지 모른다네. 이런 변화는 나를 사랑하고 나도 사랑하는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아가씨 때문이라네. 난 삶의 축복을 다시 즐기고 있다네. 결혼하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살면서 처음 들었다네. 하지만 그녀는 나와는 신분이 달라 지금은 결혼 할 수가 없을 것 같네"라고 쓰고 있다.

 

1802년 베토벤피아노 소나타 14번줄리에타에게 헌정한다. 하지만 이것은 원래 줄리에타를 위해 만든 곡은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미국의 베토벤 연구가 알렉산더 테이어(Alexander Wheelock Thayer)는 자신의 책 <Thayer, in his Life of Beethoven>에서 베토벤줄리에타에게 헌정하려 했던 곡은 Rondo in G, Op. 51 No. 2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작품을 리히노프스키(Lichnowsky) 백작 부인에게 헌정하는 바람에 피아노 소나타 14번으로 대체했다는 것이다.

 

1823년 베토벤은 자신의 비서 안톤 쉰들러(Anton Schindler)에게 그 당시에 줄리에타를 정말 사랑했다고 고백했다. 안톤은 이를 토대로 1940년 진정한 '불멸의 연인'은 줄리에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테레제에 의해 즉각 부정되었다. 테레제요제피나 베토벤이 오랫동안 연인으로 있었기때문에 베토벤이 가장 열렬히 사랑했던 것은 요제피나고 따라서 '불멸의 연인'도 요제피나라고 주장했다.

 

  

20140717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Posted by 현지운 Rainy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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