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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s/1988

My Favourite Songs Vol 1-2: Last Great Concert - Chet Baker / 1988

by Rainysunshine 2015.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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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vourite Songs Vol 1-2: Last Great Concert>는 미국의 재즈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Chet Baker)가 사망하기 한 달여 전에 발표한 라이브 앨범으로 그의 생전 마지막 앨범으로 기록되고 있다. 빌보드 재즈 앨범 5위에 올랐다.

 

소설가 김영하1996년 발표한 장편 데뷔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서 등장인물의 말을 빌려 이 앨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 사람의 CD를 가지고 있는 거예요?”

어느 날 레코드점에서 이 앨범의 재킷을 보게 됐죠. 면도도 하지 제대로 하지 않아 수염은 거뭇거뭇했고 머리는 올백으로 넘겼는데 그 때문에 이마의 깊은 주름살들이 그대로 드러난 늙은이가 있었어요. 흑백사진은 인간의 그늘을 보여줘요. 주름살과 주름살 사이에 담긴 한 인간의 인생을 잡아내죠. 그런데 그 남자의 눈동자 위로 카메라 플래시에서 반사된 빛이 반짝이고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맑아 보일 수가 없었죠.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이제 이 사람은 인생을 다 살았구나 싶더군요.”

그런 걸 어떻게 알 수 있죠?”

눈동자에서 반짝이던 두 점의 빛은 마지막 희망 같은 거예요. 피로와 권태에 찌든 주름살이 얼굴을 뒤덮고 있어도 숨길 수 없는 게 있죠. 그런 희망은 삶을 향한 게 아니라 휴식을 위한 거예요.”

이 앨범은 라이브지요. 그의 마지막 콘서트를 담은 건데 이 콘서트 이 주일 후에 그는 자신이 묵던 호텔에서 떨어져 죽었다고해요.”

왜 죽었어요?”

암스테르담 경찰은 사고사로 처리했죠. 그러나 나는 다르게 봐요. 이 음반을 자꾸 들을수록, 그리고 앨범 재킷의 사진을 보면 볼수록 나는 그가 휴식을 선택했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거든요.”

유서도 남기지 않았나요?”

남기지 않았어요. 이 앨범이 유서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글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음악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게 레코딩이 아니라 콘서트였다는 것도 중요하죠. 느낌이 달라지거든요. 관객들 앞에서 자신의 마지막 곡을 연주하는 것과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위해 스튜디오에서 연주하는 것과는 감정의 진폭이 다를 것 같지 않아요?”

 

김영하 /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59-61p / 문학동네 / 2012

 

 

20150906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My funny valentine

Sweet comic valentine

You make me smile with my heart

 

Your looks are laughable

Un-photographable

Yet, you're my favorite work of art

 

Is your figure less than Greek?

Is your mouth a little weak?

When you open it to speak

Are you smart?

 

But don't change a hair for me

Not if you care for me

Stay little valentine, stay

Each day is Valentines Day

 

  

2018/01/13 - [1950's/1954] - My Funny Valentine - Chet Baker /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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