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댄스 가수 중 한 명인 김완선이 1990년 발표한 다섯 번째 앨범에 수록한 곡이다. KBS <가요톱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고 멜론(뮤직박스) 주간 6위까지 올랐지만 몇달간 상위권에 머물면서 연말결산 5위를 차지했다. 이현도가 2000년 발표한 삐에로라는 곡에서 샘플링 했고 이탈리아 가수 재키 무어(Джаккие Mооре)가 Даи би Даи란 제목으로 리메이크 했다. 이외에도 BMK, 아이유, 서예안, 김보형, 이기찬, 이범학 등이 불렀다. 김완선은 2019년 MBC 설날 파일럿 프로그램 <지금 1위는>에서 안무가 제이핑크, 마리 등과 무대를 꾸며 1위를 차지했다. 그해 새 버전의 곡과 에버랜드와 협업한 새 뮤직비디오를 발표했다.
앨범의 전체 프로듀서를 맡은 손무현이 작곡과 프로듀서를 맡았고 당시 김완선의 매니저였던 이승호가 작사했다. 손무현은 헤비메탈 그룹을 표방했던 외인부대를 거쳐 김종찬 밴드의 세션으로 있던 중 김종찬의 매니저를 하던 김광수에게 김완선의 백밴드 합류 제의를 받는다. 이를 계기로 윤상, 이승호, 변준민, 손경호, 최기선 등과 실루엣이란 이름의 백밴드를 만들었고 이 팀은 김완선의 4집으로 1년간 활동한다. 이후 손무현을 눈여겨 본 김완선의 제작자 한백희의 제의로 김완선 5집의 프로듀서를 맡게 되었다. 손무현은 2012년 MBC <주영훈의 두시의 데이트>에 나와 "당시 유행하던 폴라 압둘(Paula Abdul)이나 바비 브라운(Bobby Brown) 등의 사운드에 영향을 받은 곡이예요"라고 말했다. 당시 팝계에서 유행했던 뉴잭스윙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작사가 이승호의 첫 작품이다. 이승호가 1991년 동아일보에 쓴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삐에로는 진실하고 싶은 나 자신을 뜻해요. '검은 넥타이', '술 마시고 노래하며' 등의 표현을 통해 흥청거리는 서울의 밤을 비꼬고 싶었어요. 어쩌면 진실 되지 못한 세대를 풍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제목은 우리가 동물원에서 원숭이를 구경하지만 원숭이도 인간을 보고 즐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지었어요. 남을 웃기는 삐에로지만 환락과 퇴폐에 찌든 인간을 비웃지 않을까하는."
또한 2011년 <주영훈의 두시의 데이트>에 출연해 "이 곡은 멜로디가 먼저 나왔어요. 근데 녹음 전날까지 마땅한 가사를 만나지 못하고 있었어요. 김완선의 집이 방학동이고 우리 집이 화곡동이였는데요. 밤에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가사를 썼어요. 다 쓰고 나서 바로 다시 돌아가 손무현씨에게 주었죠. 그리고 바로 다음날 녹음했어요. 제목은 전주 부분의 소리가 삐에로라고 들려서 거기부터 시작했어요. 그리고 처음 얘기하는 건데 이 노래의 주인공은 김완선씨예요. 제가 김완선씨를 중학생 때부터 봐왔는데요. 그녀가 가진 잠재력을 세상이 잘 몰라주는 것 같아 세태를 풍자하는 것처럼 해서 곡을 만들었어요"라고 말했다.
가사는 그렇게 있어 보이지는 않는 삶을 살지만 그래도 진실하게 사는 화자가 있어보이는 삶을 살지만 결국 1회성 사랑을 찾으며 진실하지 못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차라리 자신처럼 사는 게 좋다라고 말하는 내용인 것 같다. 화자는 가면을 쓰고 살지만 다 내보이고 넥타이를 맨 사람들은 화자와 반대같아 보이지만 오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더 큰 가면 속에 사는 것 같아 보인다. 제목의 웃음은 모든 걸 다 깨달은 해탈의 웃음일 수도 있겠고 자신의 가면을 보고 웃지만 진실하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웃음일 수도 있을 것 같다.
2016 / 20230521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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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를 눌러 쓴
난 항상 웃음 간직한 삐에로
환한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눈물
초라한 날보며 웃어도
난 내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모두들 검은 넥타이
아무 말도 못하는 걸
사람들은 모두 춤추며 웃지만
나는 그런 웃음 싫어
술 마시며 사랑 찾는 시간속에
우리는 진실을 잊고 살잖아
난 차라리 웃고 있는 삐에로가 좋아
난 차라리 슬픔 아는 삐에로가 좋아
[1980s/1988] -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께요 - 장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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