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쓸모는 싱어 송 라이터 요조가 2013년 발표한 2번째 솔로, 3번째 스튜디오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요조는 큐비즘과의 인터뷰에서 “곡의 완성은 진즉에 다 했고, 앨범에 들어갈 곡을 녹음해야 하는데 저는 연주에 소질이 없으니까 전문 피아노 연주자분께 부탁했어요. 그리고 바로 녹음에 들어갔고요. 근데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되게 준비가 안 된 사람한테 너무 좋은 옷을 입혀놓은 것 같은 이질감이 있는 거예요. 제가 듣기에도 그렇고, 내부적으로 듣기에도 그렇고요. 그래서 ‘이 곡은 요조씨가 가이드한 연주를 그대로 하고, 녹음도 요조씨 집에서 알아서 녹음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자고 일어나자마자 노트북에 마이크 연결해서 녹음했어요. (웃음) 자고 일어나면 목소리가 잠기잖아요. 그냥 그 목소리로 바로 녹음한 거예요. 재밌죠. 정말 자고 일어나서 세수도 안 하고, 녹음한 거니까요. 사실 노래 자체는 우울한데, 저는 녹음할 때의 상황을 알고 있으니까 재밌더라고요. 또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 곡의 연주는 되게 옛날에 한 거예요. 이걸 어떻게 알았냐면, 보통 레코더에 녹음하면 기록이 남잖아요. 나중에 보니까 그게 7월 7일 7시였어요. 그럼 여름 아침인데, 왜 그날 아침에 녹음했는지 기억은 안 나더라고요. 이런 기억까지 하면 정말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은 곡이예요“라고 말했다.
이 곡의 티저 영상에 대해선 ”앨범내기 전에 정성일 감독님께 앨범과 곡에 대해서 알려드렸어요. 그랬더니 ‘가사는 참 좋은데, 이걸 노래로 불렀을 때 사람들이 가사를 잘 못 들을 것 같아. 이걸 영상으로 만드는데, 대신에 목소리 넣지 말고, 가사만 띄우는 식으로 한번 해보는 건 어떠니?’라고 해주셨어요. 저도 그 아이디어가 너무 좋아서 ‘네! 감독님. 꼭 만들어볼게요!’하고, 바로 만들기 시작했죠. 보통 저는 아침에 기분이 우울한 편이에요. 그래서 ‘밤새 자고, 굉장히 우울한 마음으로 일어날 때까지를 찍어보자!’해서 화면을 침대 머리맡에 설치하고 촬영한 거예요“라고 말했고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는 ”실제로 내 방에서 여섯 시간 정도 자는 모습을 촬영한 거예요. 촬영 세팅도 내가 했고. 자기의 자는 모습을 볼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좀 궁금했어요. 영상을 보니 생각보다 험하게 자진 않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제목에 대해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가장 많이 생각했던 부분인 것 같아요. 난 아무 생각 없이 작업해 곡들이 모아지고 나서, 본격적으로 앨범을 찍어내는 순간이 왔을 때 앨범타이틀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거든요. 그 때 새삼스레 그동안 만들어놨던 곡들을 다시 들어보며 지난 시간을 돌아봐요. ‘아, 내가 이렇게 생각하며 살아왔구나’ 하고. ‘쓸모’라는 단어 자체는 생경한데, 내가 이 사람에게, 이 장소에서, 이 일에서 쓸모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생각은 끊임없이 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쓸모’라는 단어를 썼는데, 주변에서 단어가 예쁘다고 좋아했어요. 사실 내 방에서 녹음했어요. 잠에서 깨자마자 마이크를 연결해서 부른 버전을 앨범에 담은 거죠. 연주도 내가 한 것 그대로 쓰고요. 원래는 전문 연주자분과 녹음실에서 같이 했었는데, 때깔이 너무 매끈매끈하니까 오히려 곡의 느낌이 잘 안 살아서 다시 했어요. 목소리가 작아지는 건 의도한 건 아닌데, 그 느낌이 좋아서 앨범에 그대로 실은 것 같아요. 연주자들이 박자가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건 들었어요. 그런데 만든 사람은 익숙하니까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이 곡도 따라 부르기엔 좀 애매하지만 노래 자체는 단순해요”라고 말했고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쓸모'라는 단어가 좀 생경하고, 뜬금없어 보이지만 누구나 쓸모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서 다들 제목을 좋아하더라고요. 이야기를 안 해서 그렇지 쓸모가 언제나 화두인 거죠"라고 말했다.
큐비즘의 세상에 이렇게 부를 노래가 많은데, 굳이 이렇게 앨범을 만든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얼마 전부터 힘들 때마다 하는 생각이 있는데요 우주의 크기에 대면 나라는 인간은 참 작고 보잘 것 없는가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묘하게 힘이 나요. 얼마나 큰지 가늠도 못할 우주가 있는데, 먼지 같은 나의 쓸모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웃긴 일처럼 느껴져서요. 그냥 끼니 되면 친구들이랑 맛있는 것 먹고, 손에 잡히는 재밌는 책 보고, 좋은 음악 듣고. 어차피 나의 쓸모는 노래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일이니까 그냥 재밌게 내 할 일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라고 말했고 한국경제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사회가 원하는 대로 열심히 쫓아가면서 그 안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런 삶 속에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전해야 한다면 나만의 정의, 지론 같은 것을 얘기해주고 싶어요. 스스로를 대단하지 않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가끔 수입이 전혀 없거나 작업이 너무 안 풀릴 때 쓰는 방법이죠. ‘나의 쓸모없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거예요. 우리는 늘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교육을 받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요. 하지만 우린 생각보다 쓸모없는 존재들이죠. ‘나’란 존재는 지금 여의도 어딘가에 있고, 여의도는 서울에, 서울은 한반도에, 한반도는 지구에, 지구는 태양계 어딘가에 있는 아주 작은 부분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우주에서 ‘나’라는 존재가 가지는 말도 안 되는 가치 없음에 대해 느낄 수 있어요. 나의 쓸모없음, 가치 없음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가볍고 자유로워져요. ‘이렇게 나는 우주 속의 작은 존재인데, 이걸 하면 어떻고 저걸 하면 어떤가. 원하는 거 하고 너무 걱정하지 말자’라고 생각하는 거죠. 스스로 ‘먼지’라고 생각하면서 부담을 버리고 자유롭게 사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음원사이트의 소개글에서는 “이 앨범에서 가장 적나라한 곡. 연주에는 소질이 없는데 가이드로 친 내 연주를 그냥 사용했고, 노래도 자고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아서 노트북을 열고 불렀다. 가사도 적나라하다. 쓸모 있는 사람인가, 하고 자신에게 묻는 일이 참 쓸모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이렇게 잊을 만하면 묻게 되는지 모르겠다”라고 적었고 2013년 발간한 자신의 저서 <요조 기타 등등 / 중앙>에서는 “쓸모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처럼 쓸모없는 고민도 참 드문 건데, 라고 생각해 놓고 돌아서면 다시 쓸모라는 문제에 매달렸다. 정말 무시무시한 관성이다. 나의 쓸모의 가사를 완성하고 조금 후회도 되고 부끄러웠다. 너무 아이 같은 생각이고, 칭얼거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남들이 다 보는 앞에서 코를 후빈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정작 앨범이 나오고 나니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노랫말 중에 하나가 되었다. 역시 다들 보여주지 않는 것일 뿐. 우리 모두 코를 후비며 살아가고 있다”라고 적었다.
개인적으로는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의 피곤함을 표현한 곡이 아닌가 싶다.
20190119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모두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그 방법은 다들 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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