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s/20042019. 3. 6. 22:31

사탄의 신부(사탄의 新婦, Satan’s Bride, サタネ・シンブ)넥스트(N.EX.T)2004년 발표한 5번째 스튜디오 앨범 <The Return Of The N.EX.T Part , 개한민국 2. Diary Of A Solider (병사의 일기)>에 수록한 곡으로 원래는 타이틀곡으로 내정되었으나 내부 회의와 서태지의 권유에 의해 Growing Up에 밀린 곡이다. 하지만 뮤직비디오도 만드는 등 나름대로 후속곡의 지위를 확보했다. 앨범에는 ‘Full Bet Mix’‘Royal Albert Mix’ 두 버전이 있다.

 

신해철(申海澈, 19680506 ~ 20141027)은 앨범에 수록한 책자에서 작업 과정에 대해 일찌감치 집요한 오버더빙과 모자이크 식의 사운드 어프로치로 이미 엔지니어들에게 피곤한 넘()으로 낙인찍힌 바 있으나, 이 곡은 그 경력의 정점으로 상당히 편집증적인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전 멤버 5명이 모두 작곡, 연주, 가창, 녹음, 편집 과정에 투입되는 15역을 해야 했고, 코러스 파트는 해철, , 의 경우 각자 100여 트랙, 동혁, 데빈의 경우 30~40회의 더빙을 행하는 동안 녹음실은 인내심 배양 극기 훈련장으로 변하였다. 합창을 만들기 위해 각 성부에 가장 유효한 목소리를 가진 멤버가 여러 목소리를 연기하며 녹음하는 동안 지친 멤버들은 소파에 쭈그려 자면서 교대로 밤샘작업을 했다. 애초에 합창단을 섭외해서 녹음 할 계획은 없었고 작곡 단계에서부터 이 짓을 하기위해 기획된 곡이지만, 녹음 후의 의견은 다신 우리 이 짓 하지 말자였다.

 

오케스트라의 경우, 예를 들어 현악기의 경우, 1st, 2nd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의 각 파트를 모두 따로 프로그래밍한 후, 강약을 지정하고 비라토니 피치카노니 트릴이니 하는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샘플들을 혼합, 분리한 후 실제 오케스트라의 배치와 공간 울림에 최대한 접근하도록 공간을 만드는 과정으로, 브라스도 트럼펫, 트럼본, , 튜바, 피콜로, 플롯, 오보 등이 모두 개별적으로 프로그램 되었고 타악기가 폭발할 경우 당연히 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도 디테일까지 모조리 손을 댔다.

 

오토모 가츠히로(大友 克洋) 감독의 애니 <아키라(アキラ)>의 경우 콜라 캔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과정이 궤도까지 계산되어 그려졌고, 타지마할의 유명한 이중 돔의 경우 영구히 관찰자가 볼 수 없는 1차 내부 돔에도 똑같이 문양들이 장식되어졌다는 둥, 온갖 감언이설로 격려해가며 작업이 진행되었으나... 솔직히 리얼 오케스트라의 경우 총보를 그린 후 파트 악보를 만들고 카피하는 지루한 사보 작업에서는 소리를 상상으로 들어가며 작업해야 하므로 지루한 작업이긴 하나 앞으로는 앵간하면 리얼로 하지 싶다라고 적고 있다.

제목에서의 사탄<성경 - 구약>에 나오는 을 뜻하고 신부이브, 현대적인 의미로는 여성을 뜻한다. 가사는 화자인 뱀이 신이 정한 노예적 삶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라고 이브를 설득 혹은 유혹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것은 남성중심사회에서 주입된 '여성성'에 국한되지 말라는 것으로, 비유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이브라는 캐릭터에게 인류 최초로 자유를 쟁취한 인간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가사에 대해서는 신해철나는 사탄인 뱀이 에덴에서 여성인 이브를 유혹한 것은 이브가 도덕적으로 취약해서가 아니라 띨띨한 남성인 아담과 얘기해봐야 눈앞이 캄캄해서였다고 믿는다. 이브의 덕으로 우리 인류는 책임 없는 안전, 진보 없는 행복의 노예상태에서 벗어나 자유의지를 가지고 세상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이제 유혹자(화자)는 다시 한 번 노래 부른다. ‘현모양처 같은 X까는 소리 하지 말고 너 자신의 삶을 살아라.’ 해서 이 영왕은 눈물의 여왕이며 자신의 주인이 되기 위해 고난한 시련이란 이름의 마차에 올라야 한다. ‘다크 신데렐라라고나 할까.


나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이 경제적 자립을 손에 넣지 않고서는 남녀평등이란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본다. 그니까 (나는) 전업주부란 위대한 직업임을 알면서도, 그 자체의 경제력과 생산성을 인정하면서도, 여중생이 만면에 웃음을 띠며 장래희망에 현모양처라고 적을 때, 확 다 불 싸질러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곤 한다. 오늘도 미스 김에게 커피를 부탁하는 조 대리의 얼굴에 커피 잔을 던져버리고 싶어 하는 많은 미스 김들에게 이 노래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사탄은 히브리어 שָׂטָן에서 온 말로 처음에는 대항하는 자란 뜻으로 사용되다가 점점 아브라함계열의 종교에서 신에게 대적하는 영적인 무리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기독교에서는 모든 악마의 대명사처럼 사용하고 있다.

 

20190306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2014/10/24 - [1990's/1997] - Here, I Stand For You - N.EX.T / 1997

2014/11/03 - [2000's/2004] - Growing Up - N.EX.T / 2004  

Posted by 현지운 Rainy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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