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로 만들어 내는 필링으로 블루스를 연주하는 가득한 게리 무어(Gary Moore)는 많은 뛰어난 기타리스트들이 그러하듯 한 그룹의 테두리 안에서 묶여 있을 수 없는 솔로 아티스트의 운명을 지녔다. 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음악계에 종사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여러 악기를 접할 수 있었으며 특히 클리프 리차드(Cliff Richard)의 백밴드로 알려진 그룹 쉐도우스(The Shadows)에서 리드 기타를 연주하던 행크 마빈(Hank Marvin)의 기타 연주에 매료되곤 했다.
블루스의 느낌이 가득한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피터 그린(Peter Green) 등에게 영향을 받은 그는 아일랜드의 한 로컬 밴드인 스키드 로우(Skid Row)에 가입한다. 여기서 그는 절친이 되는 필 라이놋(Phil Lynott)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한 장의 싱글 발매 후 그룹의 리더였던 실즈(Brush Shiels)는 그룹을 자신의 색깔로 만들기 위해 필을 내보내고 자신이 보컬 자리를 꿰차고 만다. 필은 전설적인 그룹 씬 리지(Thin Lizzy)의 전신이 되는 오퍼니지(Orphanage)를 조직했다. 스키드 로우는 피터가 이끄는 플릿 우드맥 (Fleet Woodmac)을 비롯한 여러 밴드의 오프닝으로 활동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렸고 피터의 도움으로 여러 장의 싱글과 <Skid>, <34 Hours>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한다. 이들은 곧 테이스트(Taste) 등과 아일랜드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최고의 밴드가 되었고 많은 인기를 얻었다. (밴드는 이 후 해산되었다가 실즈에 의해 잠깐 다시 재결성되기도 했지만 결국 해체되고 만다. 이 밴드의 이름은 미국의 펑크 그룹 너바나(Nirvana)가 잠시 사용하기도 했지만 세바스찬 바흐(Sebastian Bach)가 이끄는 미국의 헤비메탈 그룹 스키드 로우가 게리에게 3만 5천 달러의 비용을 들여 이름을 구매함으로써 최종 주인이 되었다.)
그 후 게리는 피터의 권유로 밴드를 탈퇴 해 자신의 밴드를 조직하고 보컬로도 데뷔하지만 그가 주도해 만든 게리무어밴드의 <Grinding Stone> 앨범은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고 밴드의 해산을 재촉하고 만다. 하지만 그는 필의 요청으로 1974년 말에서 75년 초까지 진행된 씬 리지의 아일랜드 공연에 참여해 기타리스트의 면모를 과시한다. 씬 리지를 탈퇴해 게리의 구원요청을 받게 만든 에릭 벨(Eric Bell)은 스키드 로우로 자리를 옮긴다.
6개월간 씬 리지와 함께했던 게리는 1975년 말, 드러머 존 히세난(John Hisenan)이 결성한 재즈 퓨전 록 그룹 콜로세움 Ⅱ(Colosseum Ⅱ)에 가담한다. 여기서 게리는 키보디스트 돈 에어리(Don Airay), 베이시스트 닐 머레이(Neil Murray), 보컬리스트 마이크 스타(Mike Starre) 등을 만나게 되며 <Strange New Flesh>라는 음반을 발표한다. 이 앨범으로 이들은 비평적인 성공을 거두지만 상업적으로 철저하게 실패하고 마이크가 루시퍼스 프렌드(Lucifer's Friend)로, 닐이 화이트스네이크(Whitesnake)로 옮겨 감으로써 슈퍼밴드의 기운을 잃어버린다. 이후 새로 영입한 베이시스트 존 몰(John Mole)과 함께 1977년에 <Electric Savage>와 <War Dance>를 발표하지만 낮은 인지도로 고생하다 게리가 씬 리지의 공연에 합류하기 위해 탈퇴하고 이어 돈이 레인보우(Rainbow)로 떠나게 되면서 그룹은 완전히 분해되었다.
게리는 브라이언 로버트슨(Brian Robertson)의 왼손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씬 리지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미국 투어에 동행한다. 순회공연 후 게리는 콜로세움 Ⅱ의 멤버인 돈, 존 몰 등과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의 <Variations>에 참여하고 로드 아젠트(Rod Argent)의 <Moving Home>, 게리 보일(Gary Boyle)의 <Electric Glide> 등에 이름을 올리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의 두 번째 비행이라 할 수 있는 <Back On The Streets>를 발표한다. 이 앨범은 필과 돈, 드러머 브라이언 도우니(Brian Downey)와 사이먼 필립스(Simon Philips) 등이 도와주었고 우리나라에서 크게 사랑받는 곡인 Parisienne Walkways가 수록되어 있다. 앨범은 영국 차트에서 10위권에 들 정도로 인기를 모았으며 게리의 이름을 유럽에 떨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앨범 발표 후 게리는 밴드를 새로 결성해 순회공연을 희망했으나 마음에 맞는 멤버들을 구하지 못하고 다시 씬 리지에 합류하여 이번에는 씬 리지의 정규앨범에 참여하게 된다. 이 앨범은 그들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Jailbreak>과 더불어 명반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Black Rose>다. 그러나 미국 순회공연 도중 게리와 필의 불화가 증폭됨에 따라 게리는 팀을 떠나게 되고 이후 코지 파웰(Cozy Powell)의 <Over The Top>, 딥 퍼플(Deep Purple)에 속해 있던 글렌 휴즈(Glen Huges)와 만든 지 포스(G-Force), 에머슨 레이크 앤 팔머(Emerson Lake & Palmer) 해체 후 솔로로 독립한 그렉 레이크(Greg Lake)의 <Greg Lake>와 <Manoeuvres> 다시 코지의 <Octopuss> 등에 잇따라 참여하였다.
1982년 5월 게리는 버진 레코드사와의 계약을 체결하고 그간 준비해 온 곡들을 모아 통산 세 번째 앨범인 <Corridors Of Power>를 발표한다. 닐, 딥 퍼플과 화이트 스테이크에서 활약하던 드러머 이안 페이스(Ian Paice), 크림(Cream)의 보컬리스트이자 베이시스트 잭 부르스(Jack Bruce)가 참여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고 싱글 The End of The World의 히트와 함께 앨범은 커다란 성공을 맞이한다. 이후 그는 돈, 이안, 닐, 그리고 유라이어 힙(Uriah Heep)의 멤버였던 존 슬로만(John Sloman)과 더불어 게리 무어 밴드를 결성하고 정력적인 공연을 펼치는 한편 계속해서 헤비메탈 주도의 앨범들을 1980년대에 쏟아낸다. 소련에 의한 국내 민간 항공기 KAL기 참사를 규탄하는 Murder In The Skies와 국내 팬들에게 아주 많은 사랑을 받았던 Empty Rooms가 수록되어 있는 <Victims Of The Future>에는 그룹 UFO에서 활약하던 기타리스트이자 키보디스트 닐 카터(Neil Carter),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와 레인보우 등의 그룹에서 활약한 바 있는 베이스 주자 크레이그 그루바(Cragig Gruber) 등이 참여했다. 또한 세계 투어의 하이라이트만을 담아 그의 실제 연주에 목말라 있던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던 두 장짜리 <We Want Moore>와 <Run For Cover>를 발매 했다.
1986년 1월 4일 그의 음악적 라이벌이자 최고의 친구 중 한 명이였던 필이 폐렴으로 사망한다. 게리는 친구의 영전에 <Wild Frontier>란 앨범을 바치고 <After The War>란 앨범에서는 Blood of Emeralds란 곡으로 씬 리지의 수장 이였던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간 헤비메탈로 일관했던 게리는 그의 모든 앨범 중 최고의 인기작인 <Still Got The Blues>를 통해 블루스로 귀환한다. 이 앨범은 블루스의 기린아 앨버트 콜린스(Albert Collins)를 비롯해 앨버트 킹(Albert King),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 등이 참여했다. 계속해서 여기에 멈추지 않고 자기만의 블루스 스타일을 연출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런 결실은 다음 앨범인 <After Hours>와 <Blues Alive> 등을 통해 표현되었다. 또한 잭 부르스, 드러머 진저 베이커(Ginger Baker) 등과 함께 수퍼 밴드 BBM을 만들어 <Around The Next Dream>을 발표했다.
1995년 자기 음악의 영원한 스승 중 한 명인 피터에게 바치는 트리뷰트 앨범 <Blues For Greeny>을 발표한 그는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로 더욱더 실험성 짙은 음악에 다가간 <Dark Days In Paradise>, <A Different Beat>을 발표했고 이후 여러 장의 컴필레이션 음반을 발표한 후 스컹크 아난시에(Skunk Anansie)의 베이시스트인 카스 루이스(Cass Lewis), 프라이멀 피어(Primal Fear)의 드러머 다린 머니(Darrin Money) 등과 얼터너티브 록에 기반 한 <Scars>를 발표했다. 이후 다시 <Power Of The Blues>나 <Old New Ballad Blues>와 같은 앨범을 발표해 강성의 음악과 블루스 음악 양쪽을 다 끌어안고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1년 2월 6일 게리는 여자 친구와 스페인의 한 호텔에서 묵던 중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돌연사했다.
20110208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Used to be so easy to give my heart away
내 맘을 주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는데
But I found out the hard way there's a price you have to pay
어렵다는 걸 알았어요, 지불해야 할 값이 있네요
I found out that love was no friend of mine
사랑은 내 친구가 아니란 걸 알았어요
I should have known time after time
반복해서 그걸 알았어야 했는데
So long, it was so long ago
오래전, 아주 오래전 이였지만
But I've still got the blues for you
여전히 난 당신을 위한 블루스가 있어요
Used to be so easy to fall in love again
다시 사랑에 빠지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는데
But I found out the hard way it's a road that leads to pain
어려운 길이라는 걸 알았어요, 고통으로 가는 길이었네요
I found out that love was more than just a game
사랑은 단지 게임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Playing to win but you lose just the same
이기는 게임이라도 똑같이 지고 말죠
So long, it was so long ago
오래전, 아주 오래전 이였지만
But I've still got the blues for you
여전히 난 당신을 위한 블루스가 있어요
So many years since I've seen your face
당신 얼굴 본지가 몇 년 됐네요
But here in my heart there's an empty space where you used to be
하지만 내 맘엔 당신이 있던 자리에 빈 공간이 남아 있어요
So long, it was so long ago
오래전,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But I've still got the blues for you
여전히 난 당신을 위한 블루스가 있어요
Though the days come and go, there is one thing I know
시간이 가도 한 가지 아는 건 있어요
I've still got the blues for you
당신을 위한 블루스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는 것
2018/07/17 - [1980's/1983] - Empty Rooms – Gary Moore / 1983
2017/09/17 - [1990's/1990] - Still Got The Blues – Gary Moore /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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