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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s/1995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 김광석 / 1995

by Rainysunshine 202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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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김광석(19640122 ~ 19960106)이 1995년 발표한 리메이크 앨범 <다시부르기 2>에 수록해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진 계기를 마련한 곡이다. 원곡자에게도 큰 특혜를 주었지만 김광석 본인에게도 생명력 긴 가수로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큰 공헌을 한 곡이라 생각한다. 이후 셀 수 없이 많은 가수들이 불렀다. 

 

김목경이 만들고 김목경이 1990년 발표한 데뷔 앨범 <Old Fashioned Man>에 수록했다. 김목경 KBS전주 <백투더뮤직> 등 다수의 매체에서 이 곡의 창작동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대에 만들었죠. 제가 UK로 어학연수를 가서 런던에서 좀 산 적이 있어요. 그때 제 방이 2층이었는데요. 창밖을 내려다보면 건너편 집의 뜰이 보였어요. 그 집에 노부부가 살고 계셨죠. 그 집에 한 달에 한 번씩 아들이 손자를 데리고 놀려와요. 저녁을 먹고 돌아가고는 하죠. 그러면 노부부는 아들을 배웅하고 둘이 손을 잡고 현관을 들어가요. 그 뒷 모습을 제가 몇 번 목격을 했어요. 그때 제가 유학 5년차였는데요. 향수병에 걸려 있었어요. 한국의 부모님,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났죠. 그래서 그걸 노래로 만들어 보자고 했어요. 노래를 만들 때는 60대가 아주 먼 이야기였는데 내 이야기가 됐네요. 껄껄" 

 

또한 김광석이 이 곡을 부르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김광석씨를 처음 만난 건 지방의 한 라디오 공개 방송에서였어요. 당시 김광석씨는 유명했는데요. 먼저 저에게 와서 이 노래를 알고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그 후에 저희 집이 여의도라서 방송이 끝나면 항상 우리집에 와서 같이 술도 마시고 차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곤 했죠. 그리고 몇 년 있다가 리메이크 앨범을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형, 나 그 노래 부를게요'라고 했죠. 그래서 '불러라'라고 말했습니다. '근데 곡비는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때 김광석씨가 저에게 빌려준 돈이 있었어요. 제가 두 번째 앨범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어요. 김광석씨가 '형, 두 번째 앨범 내야하잖아요?'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렇지. 해야지. 근데 나 제작비가 없어'라고 말했죠. 그랬더니 선뜻 '형, 제가 빌려줄게요. 나중에 갚아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김광석씨가 곡비를 물었을 때 '우리 계산할 게 있지 않냐. 그걸로 퉁치자'라고 말했죠. 그랬더니 한 10초 정도 아무 말이 없어요. 서로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는 거죠. 그러더니 '그렇게 해요'라고 했어요. (웃음) "라고 말했다. 

 

김광석은 부모님에 대한 감정이 각별해 이 노래를 좋아했던 것 같다. 사후에 발표된 <김광석 인생이야기>에서 "1989년(아마도 1990년) 버스에서 이 노래를 듣고 울었어요. 다 큰 놈이 사람들 많은 데서 우니까 참느라고 챙피해서  '으~' 막 이러면서 억지로 참던 생각이 납니다"라고 말했다. 김목경도 "녹음할 때 오라고 해서 갔어요. 스튜디오 부스 밖에 책상 위에 과자랑 술 등이 있었거든요. 자꾸 눈물이 나고 목이 메이는 지 노래를 부르다 말고 나와서 술 한 잔 들이키고 다시 들어가서 노래를 부르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아마도 여러 매체에서 언급했듯이 '막내아들 대학시험' 부분 때문인 것 같다. 

 

가사는 같이 산 배우자가 세상을 떠나려고 할 때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김목경은 "그때 가사를 쓰기 위해 나열하면서 유럽사람들하고 우리나라 사람들하고 차이를 알았어요. 가사에 보면 대학시험때 부모님이 같이 고생하잖아요. 하지만 거기선 그런 게 없어요. 넥타이도 다 자기가 매고요. 근데 공통된 게 하나 있었어요. 자식 결혼할 때, 그 때는 그 사람들도 다 울어요. 가사를 쓰면서 그런 걸 알았어요"라고 말했다. 백세시대라 그런 지 서유석은 '노부부'에서 '노'자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30106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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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고 희던 두 손으로
넥타이를 메어 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막내 아들 대학시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 딸아이 결혼식날
흘리던 눈물 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 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감에
흰머리가 늘어가네
모두 다 떠난다고
여보 내손을 꼭 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올 그 먼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X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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