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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s/1991

사랑했지만 - 김광석 / 1991

by Rainysunshine 2021.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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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지만김광석(19640122 ~ 19960106)이 1991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김광석 2nd>의 타이틀곡으로 멜론 연말결산 25위를 기록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광석의 대표곡 중 한 곡으로 커버 버전만 꼽아도 그 인기를 알 수 있다. KBS 2 <불후의 명곡>에서 정동하, 남우현이, MBC <나는 가수다>에서 김경호, 김연우, 김범수,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MBC <위대한 탄생>에서 남주희, 이태권 등이 불렀다. 이 외에도 정수라, 김바다, 박승화, 에일리 등이 커버했고 M.net <슈퍼스타 K 5> 준우승자인 박시완이 2014년 발표한 다만 그대를에서 이 곡을 샘플링 했다. 2014년 <파주 포크 페스티벌>에선 스웨덴 가수 안드레아스 샌드런드(Andreas Sandlund)가 한동준과 1, 2절을 나눠 불렀고 영어로 리메이크 했다.

  

작곡자인 한동준은 2009년 음악취향 Y와의 인터뷰에서 “만들기는 내가 부르려고 만들었지만 광석이가 녹음하러 SM 녹음실에 왔다가 데모 뜨려고 내가 부르는 노래를 듣더니 좋다고 했어요. 난 이미 앨범이 나와 있는 상황이었고 언제 또 앨범을 낼지 모르니까 광석이 한테 부르라고 줬죠. 노래의 운명이라는 게 있어요. 정말 안 되는 노랜데 다른 가수가 불러서 히트한 경우들도 부지기수거든요. 노래는 가수를 잘 만나야 해요. 난 지금도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어요. 그 노래를 내가 불렀으면 절대 안됐어요. 그 노래의 운명이 광석이를 찾아간 거예요”라고 말했다.  

또한 2013년 MBC <라디오 스타 - 김광석의 친구들> 편에 출연해 김광석과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 한동준이 한 말들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곡은 추모공연에서 제가 항상 부르는 노래예요. 이 곡을 김광석씨에게 줄 당시 저는 1집이 나왔고 그 직후에 만든 거라서 김광석씨가 2집을 준비하던 시기에 우연히 이 곡을 듣게 돼 부르게 되었죠. 생전에는 ‘부르래서 불렀다’와 ‘줘서 불렀다’를 가지고 싸우기도 많이 했어요. 처음에는 저에게 달라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불러준 것만 해도) 너무 고맙죠. 말할 수 없이 고마워요.” 2012년 추모공연에서는 윤종신이 불렀고 “하늘을 보니 김광석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라고 말했다. 한동준은 자신이 만들고 김광석 3집에 수록된 그대가 기억하는 나의 (옛) 모습을 불렀다. 

또한 김광석이 부른 것에 대한 느낌에 대해 한동준은 “이 곡이 타이틀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곡을 고르는 눈이 굉장히 뛰어났던 가수예요. 자기가 싱어 송 라이터라서 곡을 선별하는 능력이 뛰어났던 거죠. 내가 불렀으면 잘 됐으리라는 생각은 절대 안해요. 김광석씨가 불러서 알려진 곡이예요. 김광석씨의 곡들은 사실 작곡자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김광석씨가 불렀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 곡의 후렴구인 “사랑했지만”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녹음할 때 스튜디오에 가지를 못해서 김광석씨한테 전화로 ‘사랑했지 뫄∼안’이렇게 부르지 말고 ‘사랑했지만’하고 (담백하게) 불러달라고 부탁했어요. 그것만 부탁했는데 2집 녹음 때는 정말 그렇게 록커처럼 불렀어요. 그런데 <다시 부르기> 앨범에서는 ‘사랑했지 뫄∼안’하고 자기 스타일대로 불렀어요. 하지만 결국엔 제가 굴복했어요. 그렇게 부르는 게 '김광석 답다'라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김경호씨의 버전도 좋았어요. 저는 록커가 불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거든요. ‘사랑했지만’하고 스트레이트로 (쫙 뻗어 올라가면서) 부르면 되게 멋있을 거 같아서 김경호씨가 부른다기에 ‘이건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김광석씨보다 더 높게 키를 잡아가지고 ‘사랑했지만’하고 뻗어가는 데 속이 다 후련하더라고요. 그런데 마지막에 ‘만∼∼∼∼’하고 (널뛰기를 해서)...”  

2013년 발간된 김광석의 에세이 <미처 다 하지 못한 - 이 노래를 부르는 까닭>에는 어느 비 오는 날 한 칠순 할머니가 장을 보고 오시다가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듣고 비를 맞으며 한 참 서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김광석은 “나는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반성을 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노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시도하지도 않고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는 수동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할머니의 잊었던 감정을 되살려준 노래이기에 조금 더 열심히 부르고 좋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내가 하찮게 여기는 것이 남에게는 소중한 것이 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요. 나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은 같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한동준은 <라디오 스타>에서 김광석이 이 곡의 가사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광석씨 노래 중에 나무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그 가사에 ‘무서운 것이 내게는 없소’라는 말이 나와요. 그리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겠다. 그리고 그늘을 만들겠다’라는 말이 나오죠. 김광석씨 성격이 원래 딱 그거예요. 제가 본 사람 중에 의지가 제일 강한 사람 이예요. 적극적이지 않고 멀리서만 바라보는 그런 모습이 자기 마음에는 안든 거죠. 사랑하면 자기가 쟁취해야지 왜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냐는 거였어요.” 개인적으로는 소유의 개념으로 다가서지 않고 멀리서 바라만보며 행복을 빌어주는, 물론 많이 가슴아플 수는 있겠지만, 그런 사랑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Ann)의 혼자 하는 사랑처럼. 

 

20210622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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