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s/20142015.02.23 20:21

 

Hangover 싸이 2014년 미국 래퍼 스눕 독(Snoop Dogg)과 발표한 싱글로 유튜브의 엄청난 단기간 조회 수 덕분에 미국 싱글 차트 26위에 올랐다가 한 주 만에 100위권에서 내려왔고 댄스 차트에서는 4위까지 올라갔다. 싸이가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었지만 최종 크레딧은 싸이 스눕 독 공동 작사, 싸이 유건형 공동 작곡이다. 싸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빌보드 핫100 26위에 진입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모두에게 감사하고 특히 스눕 독에 고맙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는 차은택 감독 연출로 18시간동안 인천국제공항 근처의 10여 장소에서 촬영되었다. G.D CL, 정하은, 황현주 등이 출연했고 국내 음주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촬영은 스눕 독 2014 1월 국내에 방문했을 때 이루어졌다. 싸이 스눕 독은 시간이 18시간 밖에 없어서 단시간에 빨리 촬영을 끝내야 했다. 싸이 MTV 뉴스에서 스눕 독 8시간 촬영하고 10시간 파티 하는 줄 알고 왔다. 솔직히 그렇게 꼬셔서 한국에 오게 했다고 말했다.

 

싸이 빌보드지와의 인터뷰에서 노래의 제목이 퍼뜩 떠올랐을 때 스눕 독이 즉각 생각났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의 인터뷰 내용이다. “어느 날 힙합 곡을 하나 만들었는데 술이 깨지 않아 'hangover'란 말이 생각났다. 난 바로 녹음했고 후렴구를 만들자마자 스눕 독이 생각났다. 알다시피 그는 매일 숙취상태에 있는 걸로 보였다.  스눕 독에게 전화해  싸이라고 하는데요, 나 알아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의 대답은 뭐요?’였다. 내가 내 노래 같이 할래요?’라고 묻자 제목이 뭔데요?’라고 물어서 Hangover라고 대답하자 , 그럼 해야죠라고 말했다. 그렇게 우린 만났다

 

또한 EDM보다는 힙합 쪽에 기댄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나는 절대 강남스타일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다. 어떻게 2억뷰를 돌파한 노래를 이길 수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신선한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다른 것을 했다고 말했다.        

 

 

 

싸이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개인적인 생각은 남의 눈치 안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는 뮤지션이란 거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는 여러 가지 정황을 다 따져서 음악을 발표한다기보다는 즉흥적인 필에 충실한 뮤지션이다. 엠씨 해머(MC Hammer)가 떠오르면 만나듯이 스눕 독이 떠올라 그냥 만난 것이다. 아이디어가 떠올라 곡을 만들었고 강남스타일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뮤직비디오도 한국문화를 미국문화보다 더 사랑하기에 미국의 클럽이나 여자와 큰 차, 금으로 도배한 흑인들의 스웨거 문화를 차용하지 않고 그냥 우리나라 술 문화를 주제에 맞게 선택한 것이다.

 

굳이 전략이 있다고 본다면 팝이나 강한 EDM보다는 그래도 장기적으로 힙합이 더 많은 소스를 줄 거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미국 팝 차트의 역사를 훑어보면 60년대까지는 백인들의 점령 하에 있다가 70년대 록이 폭발하면서 양쪽 진영이 반반씩 지분을 가졌고 80년대에는 팝, 90년대에는 랩과 R&B, 2000년대 이후에는 힙합으로 흑인들이 우위에 서기 시작해 이후부터는 컨트리 음악이 크로스오버하지 않는 이상 차트에서 맹위를 떨친 적은 없다. 지금도 그나마 크로스오버 계열의 백인 컨트리 음악들이 100위권 안에 다수 있지만 대부분은 하위권에 머물다 사라지고 상위권을 점령하는 것은 팝 스타일이나 틴팝, 가끔 록, 그리고 흑인들의 R&B와 힙합이다. 또한 힙합은 다른 장르에 비해 콜라보가 엄청 활발하고 작곡도 혼자 하지 않기 때문에 지분을 적게 갖는 대신 자신을 크게 소비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번 Hangover는 조금 쉬어가는 의미가 있으면서도 힙합에 발을 담가보는 리트머스 시험지의 역할도 하고 뮤직비디오로 자신의 똘끼를 여전히 감추지 않을 수 있는 다중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작품이다. Gentleman에서 느끼게 했던 강남스타일의 자기복제와 강박감을 버리고 이제는 유명배우들이 노개런티로 작품성 있는 영화를 찾듯 Hangover를 통해 자신에게 몰려 있는 대중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면서 장기 레이스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다만 개인적으로 힙합을 하더라도 리듬만을 강조하기 보단 멜로디로 어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달달한 BGM을 깔건 강력한 한 방의 훅이 있는 짧은 멜로디건 혹은 친근한 하나의 멜로디를 루핑하건 말이다. 물론 완전히 새로운 음악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수 있는 창작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본인 스스로 강남스타일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물론 겸손이겠지만) 생각한다면 약간은 시대의 추세를 반영해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요즘 미국 차트를 보면서 느낀 건 그렇다.

 

20140710 현지운 rainysunshin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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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현지운 Rainy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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